한은 "글로벌 투자, 경기 회복 견인···2023년부터 둔화 전망"
한은 "글로벌 투자, 경기 회복 견인···2023년부터 둔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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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신흥국 동반 회복세···금융위기 때와 상반된 양상
"투자 변동성·팬데믹 불확실성 높아···장기간 견인 어려워"
(사진=NYSE)
(사진=NYSE)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글로벌 투자가 경기 회복에 힘입어 선진국·신흥국 모두 빠르게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는 확대 재정, 기업 호실적에 힘입어 소비 회복 및 국제경기 회복 개선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신기술·친환경 투자가 계속 주목을 받겠지만, 글로벌 투자를 장기간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최근 글로벌 투자 동향과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과 전망을 내놨다. 최근 글로벌 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소비 회복과 더불어 투자 확대가 향후 글로벌 경기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먼저 선진국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의 증가세가 어이지고 있다. G7 국가 투자는 지난해 4분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이후, 올해 1분기 들어서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투자가 견실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올해 1분기 G7 국내총생산(GDP) 투자 가운데 35.7%를 차지했으며,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9년 4분기 투자 수준을 넘어선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가 유일하다.

미국의 투자 호조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민간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자본재 수입 및 수주 등 투자 선행지표도 미국과 일본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유로지역도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브라질,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국에서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경기 및 상품교역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이 동반 회복하는 모습은 과거 금융위기와는 상이하다"면서 "금융위기 직후 신흥국은 중국 인프라투자 확대로 빠르게 회복된 것에 반해, 선진국은 디레버리징,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회복에 7년 이상이 소요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진국이 1여년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신흥국도 금융위기 직후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당분간 글로벌 투자가 주요국의 △재정지출 확대 △경제활동 정상화 △저금리 환경 등으로 호조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확장 재정정책은 물론, 백신 접종 확대에 과거 금융위기와는 달리 경제시스템이 유지된 상황에서 백신 보급으로 전염위험이 감소할 경우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신기술 투자 △그린 투자 △공급망 병목현상 등을 향후 글로벌 투자의 주된 이슈로 꼽았다. 먼저 신기술 투자에서는 향후 디지털 혁신 등으로 글로벌 투자 확대를 주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지난 2010년 GDP의 5.0%에서 올해 1분기 현재 6.7%까지 증가했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온라인쇼핑 및 원격근무가 확산되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 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친환경설비 등 그린 투자도 주목받고 있다.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책과 성장전략을 접목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관련 인프라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일부 원자재 및 부품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며 이들 품목의 생산능력을 확충을 위한 투자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글로벌 투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기저효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내년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이겠으나, 오는 2023년부터는 투자 흐름이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투자 증가율이 올해에는 예년 평균(2010년대 평균 5.0%)보다 크게 높은 7.6%를 기록한 이후 2022년에는 4.8%, 2023년에는 3.9%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기 직후 같은 중국의 대규모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기술 투자는 전반적인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설비투자 및 공급 확대에 따른 투자수익률 하락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소지가 있다. 그린 투자 역시 화석에너지 등에 대한 민간투자 감소로 상쇄되면서 글로벌 투자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며, 공급망 병목현상도 전반적인 생산능력 부족 보다는 일부 업종에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투자의 성격상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크고, 팬데믹 이후의 세계경제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 흐름이 불규칙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신기술 및 친환경 투자가 계속 주목을 받겠지만, 글로벌 투자를 장기간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신기술 투자는 공급 확대에 따른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장기간 높은 증가세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린 투자 역시 화석에너지 투자 등을 대체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투자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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