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초유의 금감원장 공백, 하루빨리 메워져야
[기자수첩] 초유의 금감원장 공백, 하루빨리 메워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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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해결할 현안은 쌓여 있고 금융권 안팎으로 불안은 커지고 있는데, 수장 없는 금감원은 100일을 넘길 것 같습니다. 정부는 원장 선임에 관심이나 있는지도 모르겠고, 답답합니다."

금융감독원장의 공석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물러난 지 두 달 반이 지났지만, 차기자 인선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무른다. 하마평과 각가지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금감원장이 석 달 가까이 부재한 것은 기관이 통합, 설립된 지 22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차기 원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들이 모두 후보군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윤 원장 퇴임 전부터 일찍이 언급돼 온 관료들은 손사래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개월에 불과한 짧은 임기와 이후 취업 제한 등이 차기 금감원장 자리를 저어하는 요인으로 전해진다.

그나마 교수 출신 인물들이 비교적 더 부각됐지만, 노조의 강한 반발 조짐이 나오자 이내 잠잠해졌다. 원장 대행을 무리없이 수행해 온 김근익 수석부원장의 '내부 승진'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업계 안팎에 떠도는 데 그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석부원장이 원장 대행으로 업무를 차질없이 하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행은 대행'이라는 인식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정작 주요 의사결정이 요구될 땐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금감원은 최근 사모펀드 사태 관련, 총체적 부실감독을 지적하는 감사원 결과를 받아들었다. 여기에 '금감원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회의 목소리도 나오면서 감독기관으로의 위상이 다소 낮아진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장 공백도 수개월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얘기마저 들려온다.

금감원은 어느 때보다 해결해야 할 현안과 추진할 과제가 많다. 최악의 금융사기로 무수한 피해자를 양산한 사모펀드 사태를 마무리짓고, 금융회사 종합검사도 순차적으로 착수하는 등 '금융검찰'로의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심화하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소비자 보호'를 기치 삼아 감독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관련 행보에 주력할 때다. 전문성을 갖추고 원활한 조직 운영에 나설 차기 금감원장 인선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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