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모바일 카드'의 도전, 결제의 한계를 넘다
[전문가 기고] '모바일 카드'의 도전, 결제의 한계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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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롯데카드 페이먼트사업팀장.
김병준 롯데카드 페이먼트사업팀장.

2000년대 초중반 NFC(근거리무선통신)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가 출현했다. 휴대폰 유심(USIM)에 카드를 발급 받고 교통카드처럼 터치만하면 결제가 되는 형태다. 더 이상 플라스틱 카드 발급이 필요 없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이동통신사와 카드사는 NFC 모바일카드 확대를 위해 '동글(Dongle)'이라는 단말기를 전국에 설치했고,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수십만 가맹점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카드 이용자들은 여전히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이용했다. 카드발급이 번거롭고 동글 단말기 설치 비용이 높아 가맹점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스마트폰이 확대되면서 카드사들은 핸드폰 앱(APP)을 이용한 모바일카드, 즉 '앱카드'를 출시했다. 카드 발급도 이전보다 더 쉬워졌고 결제도 편리해졌다.

앱카드가 출시되자마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용자는 급격히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 결제를 위해 공인인증서도, 카드번호 입력도 필요 없어졌다. 지문인증 한번으로 결제가 가능해 졌다.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앱카드에서 생성된 바코드를 가맹점에 보여주기만 하면 결제가 가능했다. 동글과 같은 비싼 단말기 보급이 필요 없어져 짧은 시간에 5만여 개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해졌다.

2015년 이후에는 간편결제사들도 모바일 결제에 뛰어들었다. 중국에서 성공했던 QR을 이용하는 방식과 삼성페이가 도입한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가 대표적이다.

QR은 중국에서 이미 성공사례가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 여러 PAY사들이 도입했다. 삼성페이는 MST 방식을 활용해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결제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고객 UI도 너무 편리하다.

이렇듯 카드사와 간편결제사들의 노력으로 모바일 결제는 계속 발전해왔지만, 여전히 특정단말기에서만 가능하거나 일부 가맹점에서만 가능한 점 등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

혹자는 우리나라에서 모바일 결제는 한계가 있다고 얘기한다. 기존 신용카드 결제의 편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아무 고민 없이 어디서든 카드 한 장만 내밀면 계산은 끝난다. 이렇게 편리하니 많은 사람들은 모바일 카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모바일 결제가 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고객에게 모바일 결제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고객에게는 지금의 결제보다 편리하냐가 핵심이다. 신용카드는 우리에게 현금 소지의 불편을 해소해 줬다. 모바일 카드는 기존 신용카드의 편리함을 넘어 그 이상의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또 추가적인 가치가 있더라도 기존의 편리함을 훼손시킨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지금까지의 금융사, 핀테크사들이 매우 높은 수준의 결제 편의성을 제공해왔기 때문에 그 그림자를 극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20년전 시작된 새로운 결제 방식에 대한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어제의 우리는 카드로 혁신을 했다면, 오늘의 우리는 모바일로 카드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일의 우리는 또 그 모바일을 없애기 위한 노력할 것이다. 우리의 노력은 모바일을 넘어 앞으로 다가올 결제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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