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최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관련 공시가 줄을 잇고 있다. 조정장이 길어지자 적정 주가형성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증시관계자들은 기업의 펀더멘탈에 기인한 매입이 아니라 단순히 주가 유지만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향후 매각 시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진기업이 향후 6개월간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3일 발표했으며 같은 날 대우건설도 2010년까지 총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CJ홈쇼핑도 5월 말까지 19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우건설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하기 전부터 지난 6일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CJ홈쇼핑도 공시 이후 6일 연속 상승을 기록하며 10% 이상 주가가 효과를 누렸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자신의 기업에 대한 향후 성장 가능성의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까지 증권선물거래소에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상장사는 총 24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개에 비해 7개사 늘었다. 최근 조정장이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증시관계자들은 기업의 펀더멘탈이 탄탄해 자사주 매입이 호재로 작용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조정장으로 인해 올해 역시 기업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낮아진 기업실적으로 향후 자사주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당초 기대했던 주가안정을 야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TB네트워크는 6일 자사주 449만7천주를 이날 장 개시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기관 투자자에게 매각했다. 매각 손실은 70억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동아제약도 자사주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150억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표명하고 있는 주가안정도 기대에 미치고 못 하고 있다. 온미디어와 강원랜드도 떨어지는 주가를 잡기 위해 각각 100억원, 25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온미디어는 발표당일부터 평균 3%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강원랜드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 증시관계자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일시적으로 주가안정을 야기 할 수 있겠지만 최근 부진한 장이 이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보장 받을 수 없다”며 “투자자들은 단순히 자사주 매입이 주식상승을 야기한다는 믿음을 버리고 기업의 펀더멘탈에 기초한 투자전략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현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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