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상승폭 제한 주담대' 흥행할까···'금리 인상폭' 감안 미지수
'이자상승폭 제한 주담대' 흥행할까···'금리 인상폭' 감안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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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이익 보려면 금리 최소 1.0%p 올라야
"기준금리 인상폭 높지 않을 것"···금리상한형 매력 '글쎄'
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출시한다.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대출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인데, 실제 흥행할지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전국 15개 은행에서 일정기간 동안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거나 월 상환액을 고정하는 '금리상승 리스크 완화형 주담대'를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상품은 '금리상한형'과 '월상환액 고정형' 등 2가지로 출시된다.

이 중 금리상한형 주담대의 경우 5년간 금리 상승폭이 2%p, 연간 상승폭이 0.75%p로 제한된다. 상승폭이 제한되는 만큼 가입시 기존 주담대보다 금리는 0.15~0.2%p 높지만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다. 금리상승기에 유리한 상품인 셈이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 2019년에도 금융당국 주도 아래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전 은행권 가입 건수가 10건에도 못미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결국 판매가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상품 재출시를 결정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차주부담 확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매수)' 및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등으로 가계빚이 사상 최대치인 1700조원을 넘어선 것도 영향을 줬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치솟을 경우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럼에도 이번 금리상한형 주담대가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금리상한형 대출로 갈아탈 경우 당장 금리가 0.15~0.2%p 오르는데, 이를 감수할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창구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대부분은 지금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싼 금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를 것을 염두에 두고 금리상한형 상품에 가입하는 게 일종의 보험처럼 느껴지는 듯한데, 처음 상품 출시됐을 때도 금리가 오르지 않으면 결국 손해 아니냐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고 귀띔했다.

이 상품이 제시하고 있는 이자 상승폭(5년간 2%p·연 0.75%p)이 실제 금리 인상폭보다 높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상품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연 0.75%p 이상 올릴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당장 연 0.15~0.2%p의 금리를 더 주면서까지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이용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라면 일단 금리가 0.75%p 이상 올라가지 않을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고, 또 당장 금리가 연 0.2%p 올라가는 것까지 계산에 넣는다면 이 고객 입장에서는 1년 내 금리가 최소 1%p 이상 올라야 유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고, 한국은행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1년 내 기준금리는 올라봐야 0.25~0.5%p 수준에 그칠텐데, 그렇다면 금리상한 주담대에 대한 메리트(이익)가 사실상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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