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숨고르기' 들어간 强달러···추가 강세 나타날까
[주간환율전망] '숨고르기' 들어간 强달러···추가 강세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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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따른 코로나19 재확산에 '위험선호' 심리 되살아나
ECB, 물가목표 하향·PBOC, 지준율 인하···달러 강세 흐름 제동
미국 6월 CPI, 추가 强달러 결정할 듯···한은, 15일 금통위 회의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2~16일)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 조정을 받으며, 일부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앞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따른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로 환율이 급등했지만, 강력한 달러 추가 강세 모멘텀 재료는 부재하다는 관측이다. 향후 코로나19 재확산 추이에 따라 경기 둔화·고점 우려 심리가 시장에 반영될 수 있을지가 변수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10시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4원 내린 1145.7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4.3원 내린 1144.8원으로 갭다운 출발한 뒤, 곧바로 낙폭을 키우며 오전 장중 한 때 1144원대 중반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후 낙폭을 되돌림하면서 1146원대 초반과 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리스크오프 심리를 부추기면서 1150원 레벨까지 터치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국내 재확산 거리두기 격상 결정에 역외 매수가 집중됐고, 주 후반 외국인 주식 매도세도 가팔라졌다. 상대적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 수요가 집중되면서 엔화 롱플레이가 부각됐고, 신흥통화와 원자재 통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달러 카운터 파티 통화인 유로화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글로벌 강(强)달러에 힘을 더욱 실어줬다.

돌아오는 외환시장에선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만큼, 조정을 받아 급등세를 일부 되돌릴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펀더멘털과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환율 급등세는 다소 빠르게 진행됐는데, 이는 매파적인 색채를 꾸준히 시사했던 한은의 기조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경기가 재차 악화될 수 있을 것이란 인식이 맞물리며 역외 매수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당분간 주요 선진국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와 이에 따른 경기 우려 및 경기 인식이 달러 추가 강세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달러인덱스(DXY)가 전고점 수준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7일 92.64를 기록하며, 지난 5월초 이후 2달 만에 92.6대에 진입한 이후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인플레이션 목표 변경 및 중국인민은행(PBOC) 지준율 인하 발표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 제고 등으로 위험선호가 되살렸기 때문이다. ECB는 물가 목표를 '2% 근접 하회'에서 '대칭적 2%'로 개편했으며, PBOC는 지준율을 12.5%에서 12%로 낮췄다.

이에 지난주 한 때 달러 대비 유로당 1.18달러 밑까지 떨어지면서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던 유로화 환율은 주간 1.1865달러에서 1.1876달러로 0.09% 상승 전환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일일 3만명까지 넘어서며 약세를 면치 못했던 영국의 파운드화도 1.3824달러에서 1.3901달러로 0.56% 올라섰다.

달러인덱스가 전고점을 상향 돌파할 추가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월간 대비 0.4~0.6%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넘어설 경우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2%에 닿는 등 경기가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도 맞물려 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오는 14~15일 반기 통화정책 리뷰에서 온건한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또 중국 무역수지, 국내총생산(GDP), 산업생산 등의 지표들도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할 수 있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그간 매파적 색채를 꾸준히 내비쳐 온 한은의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은은 불어나는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예상보다 빨리 연내 금리 인상도 단행할 수 있다며 시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최근 1300명이 넘는 역대 최대 코로나 일일 확진자수 등을 고려하면, 섣불리 기조 변화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오는 15일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이 발표될 예정이며, 중국 수출입 통계, 유럽연합(EU) 산업생산, CPI, 무역수지 등의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의 상하원 증언, 뉴욕·미니애폴리스, 애틀란타, 보스턴, 시카고 등의 연은 총재 증언과 함께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도 앞두고 있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이번주 미국 물가지표 발표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 흐름, 중국 지표 발표에 신흥통화 중심의 변동성 확대는 지속되겠지만, 파월 의장의 온건한 발언이 시장 내 우려를 다소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달러는 잠재된 긴축 우려와 위험기피를 반영해 선진 통화보다는 시흥 통화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에서는 지난주 급등분을 다소 되롤리겠으나, 재확산과 거리두기 격상 속 오는 15일 금통위 스탠스에 촉각을 세우며 지지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당국이 선물환 규제 한도 축소(위기 상황 시 상향된 한도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데, 이 경우 외국인 원화 채권 매입세 둔화 여부 등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25 ~ 1150원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전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FOMC 였기에 달러 지수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으며, 리스크오프에 일본 엔화 역시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의사록에 따른 새로운 매파적 재료는 부재했다. 전체적으로 경기 개선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위원들은 여전히 고용과 물가 회복에 대해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언급하면서 점진적인 테이퍼링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 1분기부터 테이퍼링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기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을 고려하면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코로나 2·3차 대유행 시기인 지난해 8월과 12월 원화 가치는 당시 글로벌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기조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디커플링되며 약세 기조를 이어갔다. 경험에서 보듯 단기적으로는 위험회피 심리에 따른 안전자산 통화 강세 속 코로나 상황과 연동해 환율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 확진자수가 둔화된 8·12월 이후 환율이 빠르게 하락해 다른 통화와 갭을 메운 것도 염두해야 한다.

▲ 권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140 ~ 1150원

달러인덱스가 델타 변이 확산 경기 정점론 부각에 따른 리스크오프와 미 연준 조기정책 전환 리스크 완화 사이 갇혀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3대 주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진정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며, 특히 급락 추세를 보이던 미국 국채 금리가 지난 9일 반등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당분간 달러화 추가 강세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고점을 상향 돌파할 강력한 추가 모멘텀도 아직까지는 부재하다. 미국 6월 CPI 상승폭이 달러화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할 중요 단기 변수 역할을 할 전망이다.

PBOC의 지준율 인하 단행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 시각은 지준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위안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오히려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위안화 가치가 반등할 여지도 있다. 국내에선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의 추가 폭증 여부가 원·달러 환율의 1150원 안착 여부를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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