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가족경영-전문경영인 어느 쪽 옳다 할 수 없어" 소신발언
최태원 "가족경영-전문경영인 어느 쪽 옳다 할 수 없어" 소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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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진행 오디오라이브 토크쇼 참여
일본 도시바 사례로 전문경영인 체제 문제점 지적
"시간 지나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리라 생각"
대한상공회의소가 31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br>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개최된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오너일가의 경영 승계에 대해 "가족경영의 폐혜처럼 보여지는 게 있다"면서 "가족경영과 전문경영인 중 한 쪽이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 없으며 다양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소신발언 했다.

최 회장은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진행한 '오디오라이브 토크쇼'에서 "경영 체제나 승계와 관련해 많은 지적을 받고 있으며 저 역시 자유롭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방송 중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대표이사인 이진우 경제평론가는 ESG 경영에 대해 언급하며 "기업들이 잘 하는 걸 인정받기 위해서는 잘못하는 걸 줄여야 하는 데 이 잘못이 대부분 승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며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것이 옳은지 창업주 가족에게서 키워진 사람이 경영하는 게 옳은지는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회장은 "미국은 2,3대로 내려갈 때 많은 문제가 야기됐으며, 이 과정을 거쳐 전문경영인 체제가 된 것"이라며 "아직도 가족경영 기업이 많고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역시 가족경영형태로 들어왔다가 전문경영인체제가 됐다"면서 "우리도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본 도시바를 예로 들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도시바는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였지만 2008~2014년 기간동안 2200억엔의 이익을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현직 사장 세명이 한꺼번에 사임했다.

최 회장은 "정부까지 합세해 매각에 나서는데도 일본 내 전문경영인들은 반도체 투자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어 매니지먼트를 할 곳이 없었다"며 "운이 좋게 SK하이닉스가 투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오히려 일본은 한국을 부러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기업이든 문제를 일으키는데 체제의 문제인지 다른 쪽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지 살펴봐야 한다"며 "문제가 최대한 안 생기게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날 방송에서 기업가 정신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불굴의 의지를 갖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기업가 정신이 좋다고 했다"면서 "한 사람의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기 보다 전 구성원들이 공감해서 한 방향의 목표를 가지고 어프로치를 한다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 동의하지는 못하겠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대기업이 리소스가 많아 더 많은 기회가 돌아오고 결국 시장을 장악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대기업은 벤처기업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하니 그 기업을 사는 거다.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하면서 갖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많이 이용하는 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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