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산책] 영탁 찐이야와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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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클래식(1) - 음악편
기현정 퍼커셔니스트
기현정 퍼커셔니스트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 중 포르투갈어인 '빵', 네델란드어인 '가방' 등처럼 주변에 우리가 썼던 말 중 클래식 음악작품들과 음악용어들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길거리·차안·TV에서 흔히 들었던 대중가요들이 클래식 음악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곡들을 2회로 나누어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대중가요 안에서 클래식 음악이 샘플링된 곡들을 소개합니다. 

◇ 베토벤 - 엘리제를 위하여
Ludwig van Beethoven ( 1770 ~ 1827 ,독일) - Fur Elise 

바가텔 25번 가단조 (Bagatelle No. 25 in A minor (WoO 59 and Bia 515) 라고도 하며, 독일의 작곡가 베토벤이 작곡한 피아노 소곡(1810년)입니다. 엘리제가 누구인지에 대해 밝혀진 바는 아직 없지만, 전 연인중 한명인 테레제 말파티 남작부인이라는 설, 베토벤의 또다른 친구 엘리자베스 뢰켈의 별명이 엘리제였다는 것, 이밖에 음악학자 Jürgen May는 2014년 본인의 논문에서 이곡은 베토벤이 엘리제를 위하여 쓴 것이 아니며, 자필본을 소유했던 Joseph Rudolph Schachner의 아내가 된 엘리자베스에게 이를 선물로 주며 추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 곡은 제목도 익숙하지만, 멜로디만 들으면 바로 머릿속에 떠올려지는 곡들이 있으실 텐데요. 예전에는 차량 후진소리로, 휴대폰 벨소리로, 우리에게는 가수 아이비 유혹의 소나타로 친숙한데 이는 4박자로 편곡돼 우리에게 편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처럼 엘리제는 뜻은 아리송하지만 들으면 알 수 있는 고유명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트롯열풍의 주역인 가수 영탁의 찐이야 도입부에 샘플링돼 친숙함과 익숙함으로 더 흥이 더해집니다. 

◇ 파헬벨 - 캐논  
Johann Pachelbe (1653 ~ 1706, 독일) - Canon

독일을 대표하는 오르간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파헬벨의 대표작 캐논은 곡의 주제가 배경음악으로 지속되면서 연주가 돼 편하고 친숙함을 더해줍니다. 캐논 이라는 의미 자체는 작곡기법과 악곡을 동시에 이르는 말로 단순하지만 엄격한 모방대위법의 사용으로 많은 음악에서 샘플링됩니다. 이는 돌림노래는 가장 간단한 캐논의 형태입니다. 캐논은 파헬벨의 죽은 후에 더 유명해진 곡으로 그의 가장 유명한 대표곡으로 꼽힙니다. 또한 , 오늘의 원곡 캐논의 경우, 원작자 요한 파헬벨이 1706년, 로마 제국 시절 이미 사망했고 일정 기간이 지나 이미 저작재산권이 소멸돼 별도의 사용허락이나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god 의 어머님께 도입부, 악동뮤지션 오랜날 오랜밤 이라는 곡에 슬픈듯 잔잔한 음악으로 감동을 더해주고 있어 큰 사랑을 받았던 곡입니다. 많은 음악에 변주와 리메이크를 거치며 '캐논'이라는 단어 자체가 고유명사화됐습니다.

◇ 에드워드 엘가 - 사랑의 인사 
Edward Elgar (1857~ 1934, 영국) - Salut d'amour

영국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가 1888년 그의 연인인 엘리스와의 약혼식을 위해 작곡한 곡입니다. 피아노 독주곡으로 만들어졌지만, 오케스트라 버전과 지금은 바이올린 소품곡으로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활동했던 7명의 아이들로 이루어진 칠공주 라는 그룹이 노래불러 당시 컬러링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2007년에 발매된 가수 씨야의 사랑의인사는 원곡과 같은 멜로디지만, 상반되는 이별내용으로 또다른 매력을 선사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 차이코프스키 - 백조의 호수
Piotr, Ilyitch Tchaikovsky (1840 ~ 1893, 러시아) -  Swan Lake op. 20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호두까기 인형'과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3대 발레곡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1876년 작곡돼 다음해 1877년 초연된 발레 '백조의 호수'는 로맨틱 고전 발레의 대표작으로서 오늘날에도 가장 인기 있는 발레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최장수 아이돌 그룹인 신화는 1999년 2집 앨범 ‘T.O.P’로 대박을 내게됩니다. 앨범명과 같은 타이틀인 ‘T.O.P(Twinkling Of Paradise)’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 ‘백조의 호수’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정경’의 메인멜로디를 지속적으로 반복함으로 듣는사람들에게 익숙함과 차이코프스키만의 분위기를 아주 잘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많은 대중가요 속에서도 많은 클래식 차용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고전이 주는 감동에 현대의 감각의 새로움을 더해 클래식을 즐기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덕택에 클래식의 많은 부분들이 빵과 가방처럼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으로 녹아든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을 차용한 곡이 있는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곡이 차용한 클래식 곡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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