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그룹 총수 10명 중 6명, CEO 타이틀 미보유
韓 그룹 총수 10명 중 6명, CEO 타이틀 미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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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명 중 37명 대표이사 직함 無···등기임원 맡지 않는 총수도 35% 
자료=한국CXO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 10명 중 6명은 CEO(최고경영자)에 해당하는 대표이사 직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그룹 총수의 35%가량은 상법상 무거운 책임이 있는 등기임원을 아예 맡고 있지 않았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 CXO는 23일 '2021년 국내 71개 기업집단 총수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원이 넘는 그룹으로 지정한 71곳 중 자연인 동일인(총수)을 두고 있는 60곳이다. 총수의 각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현황 여부는 공정위에 보고한 임원 현황(올해 5월 기준) 자료 등을 참고했다. 

결과에 따르면 국내 60개 그룹 총수가 해당 그룹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인원은 총 23명이고, 이들 23명의 총수가 대표이사 직함을 가진 계열사는 모두 33곳이다. 60명의 총수 중 61.7%(37명)은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지 않은 셈이다. 

가장 많은 대표이사 명함을 갖고 있는 총수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으로 조사됐다. 김 회장은 하림지주, 팬오션, 하림, 팜스코 4개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명함을 보유 중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세 곳에서 대표이사로 활약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조원태 한진·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은 계열사 2곳 대표이사다.

대표이사 타이틀이 없는 총수 유형도 각양각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법적인 문제로 구속 수감 중이어서 현실적으로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는 유형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이중근 부영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호진 태광 전 회장이 속한다. 

이재현 CJ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은 과거 구속 수감된 전례가 있지만, 당시 사정으로 등기임원을 내려놓은 이후 아직 대표이사 등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미등기임원 회장 등으로 '그림자 경영'을 하는 총수 유형도 있다. 여기에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유경선 유진 회장,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 등이 해당된다. 

그룹 경영에서 이미 손을 뗐거나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대표이사 직위를 내려놓은 총수도 있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과 이웅열 코오롱 전 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김재철 동원 명예회장 등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도 그룹 총수로 지정됐지만, 대표이사는 물론 사내이사와 같은 등기임원 타이틀은 없다. 네이버와 비슷한 IT기업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계열사 엔엑스씨(NXC)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표이사 타이틀이 없는 37명의 총수 중에서도 21명은 다른 사내이사 직함도 따로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60명의 총수 중 35%는 등기임원이 아니어서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내이사를 가장 많이 맡고 있는 그룹 총수는 SM(삼라마이다스)그룹 우오현 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 회장은 대한해운과 경남기업, 대한상선, 우방산업 등 현재 12개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SM그룹 우오현 회장이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는 곳은 없었다.

다음으로 장형진 영풍 회장(5곳),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4곳) 등 순으로 사내이사 직함이 많았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장연신 애경 회장도 사내이사를 3곳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처럼 등기임원이면서 이사회 의장도 함께 겸임하는 총수는 20명으로 조사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계열사인 코웨이에서도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이사회 의장직도 함께 맡고 있었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도 각각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맡으며 2개 회사에서 이사회 의장도 겸했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정희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각각 현대자동차와 LG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정 회장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와 기아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어 총수 중에서는 비교적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오너 경영자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을 맡으며 책임 경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내년에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되면 그룹 오너가 현재 맡고 있는 계열사 대표이사나 사내이사직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기려는 사례도 일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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