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꼬리표 떼는 저축은행···중금리대출 더 늘린다
'고금리' 꼬리표 떼는 저축은행···중금리대출 더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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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차주에 '연 20% 이하' 금리 소급적용
중금리대출 상품 다양화·CSS 고도화 추진
SBI저축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SBI저축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내달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행을 앞두고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꼬리표를 떼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제적으로 연 20%가 넘는 대출 비중을 줄이는 것은 물론, 늦어도 8월까지 전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인하 소급적용에 나서는 것이 대표적이다.

고금리 영업을 줄여나가는 대신 중금리 대출 비중은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제도권으로 편입한 P2P금융과의 경쟁 속에서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중금리 대출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협회 소속 저축은행 79곳은 다음 달 7일부터 시행되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4%→20%) 조치를 기준 시점 이전 대출까지 소급 적용한다.

저축은행은 개정된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라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체결된 대출에 대해 인하된 금리를 소급적용하면 되지만,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차주로 대상을 넓히겠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를 통해 업계가 예상하는 대출 이자 경감 효과는 2444억원 정도다. 현재 저축은행에서 연 20%를 초과한 대출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차주 약 58만명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저축은행들이 수익성 저하를 감내하면서 금리 부담 완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금리 부담 완화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2018년 11월 이전 대출건에 대해선 소급적용할 의무가 없지만, 이왕 금리를 낮추는 김에 현 상황,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전 차주 소급적용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방안이 확정된 후 선제적으로 고금리 대출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실제로 이달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취급 중인 38개 저축은행 중 26곳이 고금리 대출(연 20% 이상 금리)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4곳이 줄어든 수치로, 이들은 고금리 대출을 모두 거둬들였다.

일부 저축은행은 20% 상한선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등 파격 행보에 나섰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18%대 이하 대출 상품 운용 정책을 전날부터 기존 고객 대상으로 소급해 확대 적용한 것.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은 성실하게 거래하는 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16% 이하로 조정해 주는 '저신용자 신용상승·회복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7월 이후에도 저신용자 포용을 위한 정책들을 적극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막힌 고금리 대출 대신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자, 금리 인하와 상품 확대, 노하우 등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SBI저축은행은 연 6.9~15.4%에 최대 1억원을 빌릴 수 있는 신용대출과 연 6.9~11.8%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중금리 대출 상품을 강화했으며, JT친애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 상품의 대출 기한을 최장 6년에서 10년으로, 대출 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들은 향후 핀테크와의 협업 등을 통해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이 막히면서 돌파구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접근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저신용자 대상 상품을 다양화하고, 상환 능력이 있는 차주를 가려낼 수 있는 CSS 고도화, 대출금리산정체계 개선 등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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