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정제마진 1달러대 추락···정유사 '노심초사'
[뉴스톡톡] 정제마진 1달러대 추락···정유사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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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 원가 동일···수요 따라 제품 가격 달라져
휘발유 마진 완전 회복···항공유 수요 아직 60% 수준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에너지)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에너지)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연초대비 51.44%(1월4일 47.62달러→6월 15일 72.12달러)나 올랐습니다. 국내에서도 휘발유가격이 같은 기간 8.69%(1450원→1576원) 상승하는 등 연일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는데도 정유사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3~4달러 수준은 돼야 하는 정제마진이 지난달부터 다시 1달러대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정제마진은 원유 1배럴을 분류해 제품으로 만든 뒤 판매하고 남는 금액입니다. 

원유를 분류하게 되면 가장 먼저 액화석유가스(LPG)가 추출되고, 이어 승용차의 연료인 휘발유, 각종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가 되는 납사(나프타)가 분류됩니다. 또 항공유나 가정용 연료로 쓰이는 등유, 디젤차량의 연료인 경유 등의 순으로 만들어집니다.

간단하게 말해 석유제품의 원료는 한 번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비용이 동일하다는 겁니다. 대신 제품별로 수요가 달라 가격과 수익성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실제로 최근 이동 수요가 늘어나면서 휘발유와 경유의 마진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 납사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다 최근에야 안정세를 찾는 중입니다.

문제는 그동안 마진이 가장 컸던 항공용 등유의 수요가 예년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름이라 가정용 등유의 사용량도 적습니다.

석유제품은 일반적인 공산품처럼 특정 제품의 수요가 많다고 그 제품만 생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납사 마진이 좋아졌다고 납사를 많이 만들게 되면 그만큼 항공용 등유도 생산됩니다.

그럼 팔고 남은 등유를 보관하기 위한 저장탱크가 필요하게 되고 그만큼 마진은 줄어들게 됩니다. 이 같은 과정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정제마진이 형성됩니다.

최근에는 정유사들이 정제 시설을 고도화해 잔사유에 남아있는 고부가 석유 제품을 다시 한 번 분류해 낸다거나 항공용 등유를 경유에 혼합해 시장에 공급하는 등 마진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부는 아예 공장 가동율을 줄여 제품 보관비용을 아끼기도 합니다.

정유사들이 생산·재고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리지게 됩니다.

아직은 가격이 급등하기 전 구매한 원유 재고가 있어 차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급등한 원유가격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항공유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정유사의 수익성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정유사 관계자는 "이미 정제마진은 수요에 비해 오를만큼 올랐다. 휘발유는 예년 수준으로 원상복귀됐고, 디젤도 비슷한 수준이다"라면서 "해외 여행을 못가니 항공유가 예년의 60% 정도만 소비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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