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은행 가계대출 1.6조↓···"SKIET 공모·계절적 요인"
5월 은행 가계대출 1.6조↓···"SKIET 공모·계절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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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후 첫 감소 전환···기타대출, 역대 최대폭 감소
청약증거금 관련 대출만 약 8조원···주담대도 예년 수준
"일시적 급증요인 제하면 오름세···내달 상승 전환할 것"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소폭 줄었다. 전월 SK아이테크놀로지 공모주를 향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이후 청약증거금이 모두 반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예년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가계대출 오름세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중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024조1000억원으로, 전월(1025조7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4년 1월 2조2000억원이 감소한 이후 7년 4개월 만의 감소 전환이다.

가계대출은 주택 거래와 관련된 대출을 모두 포함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해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되는 기타대출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

5월중 은행 가계대출은 주담대가 4조원이 증가한 반면, 기타대출에서 5조5000억원이 줄었다. 기타대출의 감소세는 지난 2004년 한은이 가계대출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이래 최대폭 감소다. 기타대출이 감소한 데에는 SKIET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지난달 반환된 탓이다. 지난 4월말 SKIET 공모주 청약에는 증거금으로만 80조9017억원이 쌓여 역대 최대 공모금액을 갈아치운 바 있다. 실제 어떤 용도로 대출이 사용됐는지 추적은 불가하지만, 증거금 반환 날짜와 대조해 대출 규모를 추정해볼 때 청약증거금으로 대출이 실행되고 반환된 금액은 8조원 내외로 보인다.

다만 청약증거금 반환에도 불구하고 통상 5월은 가정의 달과 관련해 가계지출이 증가하는 등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주택거래 및 주식투자 관련된 자금수요가 많아 감소폭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주담대는 주택매매 및 전세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예년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일시적 급증요인이었던 공모주 청약을 제외한다면 가계대출 규모는 꾸준히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진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 4~5월 평균적으로 보면 약 7조3000억원이 늘어난 셈인데, 올해 1분기 추세 등과 비교해 보면 높은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 추세를 보면 다음달 다시 상승 전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향후 가계대출 역시 오름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5월중 은행 기업대출은 5조7000억원이 늘어나면서 전월(16조원)보다 증가 규모가 상당폭 축소됐다. 지난달 대기업대출은 8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운전자금 수요 감소, 전월 계절적 요인 소멸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소기업대출(6조5000억원)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지속됐으나, 증가폭은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박 차장은 "대기업대출이 감소 전환한 것은 통상 4월의 경우 부가가치세 납부가 있기도 하고, 결산 이후 배당금 지급 등의 요인이 있다"라며 "또한 3월말 기업들이 분기 결산 등을 위해 대출을 일시 상환했다가 4월 재차 늘리는 경향이 있다. 5월에도 이같은 영향을 받아 대출이 소멸되면서 4월 대비 대출이 감소하는 계절적 요인이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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