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 자영업자···"외환위기 맞먹는 수준"
코로나19 위기 속 자영업자···"외환위기 맞먹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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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BOK이슈노트···코로나19發 자영업자 고용현황·평가
유급직원 둔 자영업자 11%↓···배달라이더는 큰 폭 오름세
40·50대 자영업자 '직격탄'···60대 이상은↑ "은퇴 후 진입"
14일 저녁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합정 중심 상권 모습.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합정 중심 상권 모습.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자영업자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인건비를 보함한 고정비 부담이 큰 자영업자들의 경우 더욱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고용충격은 외환위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7일 'BOK이슈노트'에 실린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 비중이 24.6%에 달하는데, 미국(6.1%), 일본(10%) 등 OECD 평균(16.8%)과 비교해 상당히 높다. 이처럼 높은 자영업자 비중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전반적인 고용 상황은 개선되고,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상용직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의 고용부진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임시일용직에 비해 노동시장 진입·퇴출에 따른 비용이 커 고용조정이 경직적이고 지속성이 높은 탓이다.

특히 자영업자는 도소매·숙박음식·개인서비스·교육 등 대면서비스업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48%에 달하는데, 코로나19 이후 감염병에 취약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전체 산업별 자영업자 규모는 지난 2019년 561만명에서 지난해 553만명으로 감소했다. 감소폭으로는 △도소매업 5만(114만→109만) △건설업 4만(39만→35만) △교육 4만(34만→30만) 등이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운수창고는 지난해 64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1년 전 60만명과 비교해 4만명이 늘어났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택배 및 배달수요가 늘어나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택배기사 및 플랫폼 배달 라이더가 크게 증가한 데서 기인했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규모는 같은 기간 154만명에서 137만명으로 11%(17만명) 줄었다. 고용원 규모가 큰 자영업자일수록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비의 비중이 높아 불확실성이 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더욱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원이 있는 경우는 75%, 고용원이 없는 경우는 25%로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고정비 비중이 전체 매출의 16%인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고정비 비중이 38%로 약 2배에 달했다. 고용원이 5인 미만인 자영업자는 10% 줄어든 가운데 고용원이 5인 이상인 자영업자는 최대 22% 감소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집중된 고용 충격의 경우 지난 외환위기 당시와 상황이 유사하다"라며 "경기 충격이 크면 클수록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한편, 임금 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실직자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택배기사, 배달라이더 등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영향도 있어 이를 제외한다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도 상당폭 줄었을 것이란 전망이다. 통계청 종사상 지위 분류 기준에서 택배기사는 특수형태근로자의 한 형태로 자영업자에 포함되게 되는데, 최근 급증한 플랫폼 배달라이더도 상당수(70% 이상)가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오 차장은 "배민라이더 등과 같이 자영업자로 분류하기 어려운 이들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40~50대에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40~50대 자영업자의 경우 올해 4월 기준으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5.4% 감소하는 등 인구 감소폭(-0.6%) 및 취업자수 감소폭(-1.5%) 등을 크게 상회해 고용부진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30대 자영업자도 3.6% 감소했으며, 역시 취업자 감소폭(-2.9%)·인구 감소폭(-2.1%)을 상회했다.

한은은 향후 코로나19 팬데믹과 디지털화 확산으로 대면서비스업,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등 전통적 자영업자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반해 디지털화 확산, 플랫폼 경제의 부상 등으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추세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차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통적 자영업으로부터 생산성이 높은 업종으로의 고용 재조정을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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