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귀에 파운드리·장비 가격 폭등세···IT산업 '경고등'
반도체 품귀에 파운드리·장비 가격 폭등세···IT산업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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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TSMC 등 파운드리 매출 사상 최대
UMC 등 국내외 수탁가격 2분기에도 '줄인상'
IT기기·자동차 최종 제품價 인상 '불가피'
반도체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세계 10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들의 지난 1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로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외 파운드리 업체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탁생산 가격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체 및 관련 장비 업체의 실적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반도체를 탑재하는 전반적인 기기 및 최종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IT 산업 위축이 우려된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TSMC, UMC, 중국 SMIC 등 세계 상위 10개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들의 1분기 매출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227억5000만달러(한화 25조2183억원)로 집계됐다. 

이중에서도 대만의 TMC가 1분기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한 12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파운드리 업계 매출의 절반이 넘는 57%를 차지했다. AMD와 미디어텍, 퀄컴이 주문한 7나노미터(nm) 반도체 매출이 전분기보다 23%나 급증했다. 다만 최첨단 5nm 칩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5nm 칩의 주요 고객인 애플이 '아이폰 비수기'에 접어든 탓으로 분석됐다.

다른 파운드리 회사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UMC는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한 1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기업인 SMIC도 15% 증가한 11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1분기 매출은 41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정전 사태로 공장 중 한 곳에서 칩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데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트렌드포스는 보고서에서 "수요 지속으로 인해 파운드리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다음 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1분기에 비해 약 1~3%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재의 공급 상황으로 볼 때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은 2023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파운드리 업체들은 수탁생산 가격을 빠르게 올리고 있다. 파운드리 업체들의 수익성은 개선되겠지만, 반도체 칩은 물론 자동차·정보기술(IT)기기 등 최종 제품으로의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극심한 8인치 파운드리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 장비 가격까지 폭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대만 UMC는 1분기 10% 가격 인상에 이어 2분기에도 추가로 10% 올렸다. 또 일부 계약의 경우 내년 1월에도 10% 가격 인상을 추가한다고 통보했다. 내년도 계약분에 대해서까지 가격 인상을 미리 확정, 통보하는 건 이례적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국내 파운드리의 경우 가격 인상폭이 한층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파운드리의 경우 이전보다 최대 50% 이상 가격을 높여 계약한 사례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다. 공급부족이 장기화되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 라인에서 이같은 수탁생산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파운드리 장비 가격도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관련 장비 업체들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원익IPS의 파운드리 장비 매출이 지난해 10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는 15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년새 매출이 50%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익IPS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66.3% 늘어난 2339억원이다. 이처럼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늘 것으로 보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낸드와 메모리 반도체 장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피에스케이 역시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파운드리 업체들의 라인 증설에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DB금융투자는 피에스케이에 대한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은 매출액 911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3%, 14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에 이어 삼성전자로의 PR스트립 장비 공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 증권사는 "중화권 및 미국 등 해외고객 향 메모리 및 로직 반도체 장비 주문도 꾸준하다"며 "과거 신규 데모 장비 입고시 연구개발 비용 등 판관비가 증가해 수익성이 흔들렸던 부분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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