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 공감 많아"···이재용 사면 '청신호'일까
文대통령 "국민 공감 많아"···이재용 사면 '청신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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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경제5단체 건의, 고려해달라"···김기남 "총수 있어야 의사결정 신속"
文대통령 "고충 이해···경제 상황 달라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되는 시기"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비서실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비서실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청와대)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내 4대그룹 대표와의 오찬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고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민 공감대'를 언급해왔던 만큼 보다 진전된 입장을 밝힌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 부회장을 사면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4대 그룹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4대 그룹 대표들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에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에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사건의 1심에선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며, 2017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1년 간 구속수감된 바 있다. 이미 1년 5개월 가량 수감생활을 한 그는 특별사면이나 가석방이 없으면 남은 수감 기간을 채우고 내년 7월에 만기 출소한다.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먼저 운을 뗀 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경제5단체가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며 이 부회장 사면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장,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5개 주요 경제단체 공동명의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바 있다.

이어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을 대신해 이 자리에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등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선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앞으로 어떤 위기가 올 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통해 이 부회장 사면론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총수들은 기업 총수 사면이 민감한 문제임을 감안한 듯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사면이 필요하다는 뜻을 에둘러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기업 총수들의 의견에 대해 문 대통령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라고 한 것을 두고 사면에 대한 의중이 좀더 긍정적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진행한 취임 4년 기자회견에서 "사면이 대통령 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결코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야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형평성이나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충분히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국민적인 정서라든지 공감대 등도 함께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별도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은 (국민의 공감에) 긍정이나 부정 어떤 쪽을 특정하진 않았다"면서 "사면에 공감했다기보다 이전 4주년 특별연설 때 '국민공감대를 생각하며 충분히 국민의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했는데 두루두루 의견을 듣겠다, 경청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정장에 노타이 차림의 편안한 복장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방미 순방 때 4대 그룹이 함께해 한미 정상회담 성과가 참 좋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고, 그룹 대표들도 "많은 방미 성과에 정말 축하드린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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