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4대그룹 대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건의를 경청하고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4대그룹 대표들과의 오찬 간담회 직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경제5단체의 (이 부회장 사면 관련) 건의를 고려해 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이 이같이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낮 12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오찬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이 왔다.
청와대에선 유영민 비서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안일환 경제수석 등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만을 따로 불러 만난 건 취임후 처음이다.
박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최 회장의 건의 이후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등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선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을 비롯해 다른 회장들도 "앞으로 어떤 위기가 올 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며 이 부회장 사면론에 힘을 실었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날 오찬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이 거론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 뉴스 쇼'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 특별사면과 관련해 "별도 고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과거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청와대 입장과는 다른 기류로 해석됐다.
한편 이번 오찬 목적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4대 그룹이 미국에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한 대통령의 감사 표시다. 아울러 투자 이후 정부가 지원할 방안이 있는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