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본격 '개화'···대기업 속속 진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본격 '개화'···대기업 속속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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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교체 주기 도래에 배터리 재활용 '주목'
SK·LG·포스코·두산·영풍, 사업 본격화
얼티엄셀즈의 전기차 배터리 팩 (사진=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의 전기차 배터리 팩 (사진=LG에너지솔루션)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지난해 국산 최초 친환경차 1세대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IONIQ) 하이브리드(HEV)가 단종된 데 이어 올해 코나 전기차(EV) 모델이 단종되자 폐 배터리를 재활용·재사용하는 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배터리 제조사인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핵심소재 회사인 포스코,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한 두산중공업 등 다양한 곳에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0년대 초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교체 주기가 시작되면서 사용 후 배터리 처리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전기차 화재 문제로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기로 한 현대차의 경우 차량 2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처리해야 한다. 

이 외에도 환경부는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라 2024년 1만3800여개, 2026년 4만2000여개, 2030년 10만7500여개 등 폐 배터리 발생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물질인 산화코발트, 리튬, 망간, 니켈 등은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처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국힙환경과학원은 친환경차 폐배터리를 유독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들은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서둘러 뛰어들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인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잔여 성능이 비교적 우수한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하고, 기준보다 낮은 건 분해해 자원을 추출, 소재로 재가공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통상 6~7년 정도 지나면 성능이 떨어지는데 신제품에 비해 70~90% 수준이라 ESS에 설치해 '재사용'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만㎞ 이상 달린 전기택시에서 배터리를 떼내 만든 전기차 충전용 ESS를 오창공장에 설치했다. 

성능이 떨어지는 폐배터리는 분해한 뒤 처리 과정을 거쳐 배터리 양극재 제조에 사용한다. SK이노베이션은 독자 개발한 리튬 기술로 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 니켈, 코발트 등 자원을 다시 회수해 배터리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인 언티엄셀즈도 북미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었다.

배터리에서 자원을 추출하는 사업에는 포스코와 두산도 뛰어들었다.

포스코는 중국 화유코발트사와 합작해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하고,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본격 참여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폐전지 스크랩을 가공한 블랙파우더를 연간 1만톤 규모로 처리할 수 있는 생산 라인을 만든다. 

폐배터리 재활용 리튬 자원화 순환 표 (사진=두산중공업)
폐배터리 재활용 리튬 자원화 순환 표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도 폐배터리에서 화학제를 사용하지 않고 탄산리튬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15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설비 실증을 거쳐 본격 사업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영풍은 내년까지 주요 자원을 95%이상 회수할 수 있는 건식용융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 2000톤(8000대 분)을 처리하는 파일럿 공장을 완공하고, 2023년 이후 연간 5만~10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대형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집중 조명받는 만큼 그 뒤에 있는 폐배터리 처리 시장도 곧 조명받게 될 것"이라며 "당장은 수율 문제로 '재사용'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곧 자원을 추출해 소재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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