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빛과 그림자
론스타의 빛과 그림자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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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매각과정에서 교훈 얻을 때
지난 26일 금융감독위원회는 미국계 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취득 신청을 공식 승인했다. 지난 달 30일로 예정됐던 론스타의 인수대금 납입이 다소 연기되긴 했으나 이 달 안으로 전액 현금 입금될 것으로 금융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로써 론스타는 지난 7월 28일 외환은행 지분 매각의 배타적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지 두 달여 만에 외환은행의 실질적 주인이 됐다.

그러나 이번 매각을 두고 외환은행의 경영정상화 및 부실자산 해소에 큰 기여를 했다는 긍정적 견해와 해외자본 유치가 사실상 국부유출이라는 부정적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 매각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 많은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사실상 매각 작업이 완료된 현 시점에서 이번 매각이 과연 우리 경제에 무엇을 남겼는지 되짚어보기로 한다.


▲ 선견지명과 결단력 겸비 론스타 = 론스타가 국내에서 첫 공식 활동을 펼친 때는 1998년 12월. 성업공사(현 자산관리공사)의 부실채권 5천646억원 어치를 매입하면서 부터다. 그 당시는 외환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아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고조돼 있던 시기였다.

론스타는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해 어느 누구도 확신하지 못할 때, 심지어 한국인들조차 한국 경제의 앞날을 확신하지 못할 때 이미 한국경제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 긍정적 결론을 내리고 과감한 배팅을 감행했다. 그 결과는 론스타에게 막대한 수익으로 돌아왔다. 99년 12월 옛 평화은행 증자에 참여해 120억원 전액 감자 당한 사례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불패신화의 연속이었다.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과 선견지명이라 할 수준의 예측 능력을 드러냈고 투자 실행에 있어서도 과감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점은 누가 뭐래도 한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부분이다. 헐값 매각 시비는 있었지만 국내의 수많은 부실자산, 이른바 쓰레기 자산을 집어삼키며 한국 경제 회생의 발판을 제공한 것이다. 또한 현재는 서울에 아시아 지역본부를 설립키로 결정, 한국을 아시아 투자의 허브로 삼겠다고 공식 선언함으로써 새 정부가 표방한 아시아 금융허브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데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그러나 逆으로 생각하면… = 사업의 생리는 성공이 있으면 실패도 있기 마련. 국내에 투자한 많은 외국 자본들은 이 생리에 따라 일희일비해 왔다. 그러나 유독 론스타만은 달랐다. 성공과 실패를 넘나드는 다른 외국자본과 달리 론스타는 불패신화를 이어온 것. 론스타가 이처럼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챙기며 불패신화를 이어가는 데는 몇몇 석연찮은 부분도 감지된다.

론스타는 미국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펀드. 본사는 댈러스에 있다. 1991년 1호 펀드 설립 이래 현재 5호 펀드까지 구성돼 전 세계를 떠돌고 있으며 이 중 외환은행으로 유입된 자금은 4호 펀드의 일부다. 펀드 설립자인 존 크레이켄 회장이 현재까지도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는 론스타는 텍사스주의 거대한 석유 자본과 美 공화당 주요 인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론스타의 한국 투자 과정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점. 외환위기 이후 98년 자산관리공사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전까지 1년여 동안 국내 활동에 대해 시장에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한국 시장에 대한 사전 조사를 언제부터 벌여 왔는지, 국내 주요 접촉 대상은 누구였는지도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국내 경제 관련 정보 조사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시장에 알려지고 있으나 그 핵심 컨설팅을 누가 담당했는지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 철의 장막, 얼굴 없는 회사 = 일각에서는 국내 모 대기업이 론스타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론스타의 한국 진출을 도왔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또 한편에서는 외환위기 직후 해외 자본 유치에 국가의 사활을 걸었던 경제 관료들이 론스타 진출의 터를 닦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금융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론스타에 입사한 한국인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자산관리공사 등 공사 출신과 공인회계사 출신. 론스타 한국지부는 현대산업개발로부터 6천632억원에 인수한 강남 역삼동 I타워(현 스타타워)에 위치해 있다. 전략 입안, 투자 결정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와 이들이 사들인 자산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로 구성돼 있다.

공사 출신들은 론스타의 중국진출 계획 입안에 깊숙히 간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사 출신들은 주로 허드슨에서 부실채권과 부동산 자산 등을 관리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허드슨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론스타에 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 이들도 신문지상에 간간이 소개되는 기사들을 보고 론스타의 국내 활동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를 철의 장막(iron curtain)으로 가려진 회사로 부르고 있다. 같은 회사에서조차 보안이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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