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삼성전기, 영업익 1조클럽 복귀 '청신호'
'선택과 집중' 삼성전기, 영업익 1조클럽 복귀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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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CC, 수요 증가···전장용 시장도 '활짝'
기판사업부 구조조정 지속···사업효율화 '잰걸음'
삼성전기 MLCC 부산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기 MLCC 부산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삼성전기가 초소형, 고부가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제품 개발에 힘쓰며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섰다. 고부가 가치 제품에 주력하는 반면 수익성이 떨어진 인쇄회로기판(PCB) 사업은 축소하면서 사업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복귀할지 주목된다. 

삼성전기는 MLCC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카메라 모듈·통신 모듈을 생산하는 '모듈', 반도체패키지기판·REPCB를 생산하는 '기판' 등 총 3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컴포넌트 사업 부문은 전자제품 수요 증가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MLCC 가격이 뛰며 호황을 맞고 있다.

31일 전자 업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0402(가로 0.4, 세로 0.2㎜)' 크기에 고성능을 지닌 초소형 ·고용량 MLCC 개발에 성공했다. 초소형에 1.0uF(마이크로패럿)가량의 고용량 특성을 유지하면서, 정격전압을 기존 4V(볼트)에서 1.5배 증가한 6.3V까지 높였다. 고성능 IT 기기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행보는 5G 등 기술고도화, 멀티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 탑재로 인해 초소형 크기에 큰 용량과 큰 전압을 견디는 MLC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5G 스마트폰 등 고성능 스마트폰에 필요한 MLCC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이자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올해 초 조기 출시한 갤럭시S21 시리즈의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데다, 오포·비보·샤오미 등 이른바 중국 'OVX' 업체들이 화웨이의 점유율을 빼앗기 위한 경쟁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들이 5G폰 위주로 제품에 집중하면서 MLCC 수요 증가 속도는 한층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5G 스마트폰에는 4G 제품 대비 MLCC가 20~30%가량 더 많이 들어간다. 

전기차 등 전장용 MLCC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의 전체 MLCC 매출 가운데 전장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5% 수준에서 올해는 두 자릿수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장용 수요 대응을 위해 지은 중국 톈진 MLCC 신공장은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반면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사업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전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기가 올해 안에 RFPCB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온다. 6월부터 관련 설비 매각에 나선 이후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여 연말까지 RFPCB 사업을 완전 정리한다는 구체적인 철수 시나리오마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RFPCB는 지난해 이후 공급 단가 인하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2019년 수익성 악화로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사업도 정리한 바 있다. 모두 삼성전기 기판사업부문에서 해오던 사업들이다. 

업계 예상대로 HDI에 이어 RFPCB까지 떼어낼 경우, 삼성전기 기판사업부문에 속한 사업은 사실상 반도체패키지기판만 남게 된다. 대신 삼성전기는 반도체패키지기판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해당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대만 유니마이크론에서 발생한 화재로 퀄컴에서 추가 주문을 받는 등 반사이익을 거둔바 있다. 이를 통해 전체 사업부문 가운데 이익 기여도가 낮았던 기판사업부 역시 대대적인 사업효율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중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기판솔루션 사업부는 한계 사업부에 대한 축소 및 정리와 반도체 기판의 구조적 업황 호조가 맞물리며 이익기여도가 올해 12.8%, 내년에는 15.8%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신규 주문에 대해선 가격도 인상될 만큼 수급도 빡빡하다"라고 전했다. 기판사업부문은 전체 회사 연매출 가운데 약 20%(약 1조7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RFPCB 사업 매출은 4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선별해 선택과 집중을 하므로써 이익 전망도 밝아졌다. 업계에선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복귀도 점치고 있다. MLCC 호황기였던 2018년 삼성전기는 영업이익 1조18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2019년과 지난해 7340억원, 8291억원으로 1조원을 크게 밑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에 대해 "올해 전반적인 사업 효율화가 이뤄지며 균형 잡힌 사업 구조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미 1분기 실적부터 삼성전기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삼성전기의 1분기 매출 2조3719억원, 영업이익 3315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99% 증가했다. 직전 분기인 2020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31% 늘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비대면 수요 증가로 소형·고용량 정보기술(IT)용 적층세라믹 캐패시터(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자동차 시장 수요 회복으로 전장용 MLCC와 고사양 카메라 모듈 공급 확대 역시 실적을 떠받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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