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거액 투자 나선 도요타·닛산···中업체와 협력 유지할까
배터리 거액 투자 나선 도요타·닛산···中업체와 협력 유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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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올해 배터리 투자액 2배 증액
중국 생산라인 확보 및 CALT과 협력
닛산, 영국 배터리 공장 운영 中 '엔비전'에 맡길듯
美, 중국 견제 강화...日 기업 투자 방식 변화 가능성
낫산 전기차 리프 (사진=닛산자동차)
낫산 전기차 리프 (사진=닛산자동차)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일본 자동차 업계가 전기자동차(EV)용 대규모 배터리 투자를 단행하며 전기차 핵심 부품 확보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전기차 배터리 동맹이 강화되면서 그간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합작 위주로 단행됐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투자 방식에는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와 약 6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합작 공장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GM과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합작 1공장을 건설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중순 테네시주에 합작 2공장을 추가로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한미간 배터리 동맹 기조가 강하게 형성되면서 일본 자동자 업체들은 물론 부품 소재업체들까지도 미국 전기차 서플라이체인(공급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층 커진 상황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의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배터리 사업 투자액은 전년도의 2배 수준인 1600억엔(약 1조6229억원)으로 나타났다. 도요타의 전기차 배터리 투자는 주로 일본 배터리 업체인 파나소닉과 공동으로 중국에 생산라인을 확보하거나 CATL 등 중국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이다.

닛케이는 도요타와 파나소닉이 공동 출자해 만든 전지 자회사가 일본 효고(兵庫)현과 중국 다롄(大連) 공장의 생산 라인을 증설하면서 내년도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20년도의 2배 수준인 500만 대로 올라선다고 전망했다. 도요타는 중국 CATL이나 비야디(比亞迪·BYD)와도 협력중이다. 배터리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닛산자동차는 중국계 전지 제조업체와 손잡고 해외에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공장을 새로 건설하며 투자액은 2000억 엔(약 2조287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닛산은 연간 전기자동차 약 70만 대분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하도록 2024년 무렵 영국과 일본 이바라키(茨城)현에서 새 공장을 가동하는 구상을 추진한다. EV용 배터리 공급 능력을 현재의 약 4.5배인 90만 대 분량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닛산이 1986년 영국에 첫 공장을 완공하며 영국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영국을 해외 전기차 생산 기지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니산이 영국에 지을 새 공장은 닛산이 이미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 선더랜드에 들어설 예정이다. 신규 공장은 연간 20만개의 차량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수 천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국 공장 운영은 중국계 배터리 기업 엔비전AESC그룹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합작벤처를 통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다 2019년 중국 엔비전AESC그룹에 지분을 매각했다. 현재 일본에 거점을 둔 중국계 기업 엔비전AESC그룹은 영국·일본 등에서 연간 EV 약 20만대 분량의 전지를 생산해 닛산, 르노, 미쓰비시(三菱)자동차로 구성된 3사 연합에 공급중이다.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가 배터리 투자에 대대적으로 나서는 것은 배터리 공급이 EV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처럼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 또는 협력 위주로 진행하는 투자방식이 지속될지에 대한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의 의문은 남아 있다.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과 협력해 만든 배터리를 탑재한 일본산 전기차 완성차를 미국 정부가 환영할 공산도 크지 않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고심이 커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18일 미시간주 포드 전기차 공장을 방문할 당시 "현재 중국이 전기차 레이스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지만, 중국이 경쟁에서 이기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날린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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