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 혼합형 주담대 중단···'금리리스크'는 고객 몫?
농협銀, 혼합형 주담대 중단···'금리리스크'는 고객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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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형 주담대 9개월째 중단···대출관리 차원
금리상승기엔 '혼합형' 유리···고객 선택권 제한 지적도
(사진=NH농협은행)
사진=NH농협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NH농협은행이 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조치인데, 금리상승기에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내부 지침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혼합형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현재 농협은행에서는 변동금리형 주담대만 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취급 중단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다. 농협은행의 경우 금리가 다른 은행 대비 낮았던 탓에 올해 주담대 증가세가 유독 가팔랐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1~4월 주담대 증가분을 계산해보니 농협은행이 3조424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른 은행의 경우 △하나은행 2조4211억원 △우리은행 1조9436억원 △신한은행 1조8098억원 △국민은행 4897억원 순이었다.

혼합형 주담대 판매를 중단할 경우 혼합형 대출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어 농협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자산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본부 지침에 따라 변동형 주담대만 판매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혼합형 판매 계획이 없다"며 "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중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리상승기에 혼합형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것은 고객에게 이자부담을 전가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은행권에서 취급하는 주담대는 가입 후 5년간 금리고정 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상품과 3·6개월 단위로 금리가 조정되는 변동형 상품으로 나뉜다. 변동형 주담대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와 금융채 단기물에 연동되는데, 한번 금리가 정해지면 5년 동안 변동이 없는 고정형보다 상대적으로 금리변동 리스크가 크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동형보다 혼합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은행이 혼합형 취급을 아예 중단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은 소비자의 몫이 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혼합형을 유지하는 게 금리매칭하는 은행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게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다 은행이 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변동형 비중이 높으면 금리가 변동될 때마다 변동분 만큼 소비자에게 부담을 넘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금리상승기에는 변동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금융당국도 가급적이면 혼합형 주담대 비중을 늘리라는 스탠스"라며 "혼합형 비중이 압도적으로 올라서 변동형만 파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는데, 그게 아니라면 특이한 케이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은행에 따르면 현재 혼합형과 변동형 주담대 비중은 6대 4로, 다른 은행과 비교했을 때 혼합형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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