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35원선 '훌쩍'···外人 '주식 팔자' 수급 균형 깨졌다
환율, 1135원선 '훌쩍'···外人 '주식 팔자' 수급 균형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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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약 2개월 만에 113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지난주부터 약 10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외국인이 팔아치운 가운데 환율 상단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한 탓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아시아 증시의 리스크가 커진 요인도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2원 오른 1134.8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15일(1136.5원)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원·달러 환율은 1.6원 내린 채 출발하면서 장 초반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를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오전부터 환율은 반등하기 시작해 오후까지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장중에는 113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은 지난주 후반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로 국내 금융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환율은 1130원대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중공업 수주 물량 등의 상단 네고가 이어지면서 1120원대 후반까지 떨어뜨리는 등 상단 네고 확인은 물론 인플레이션 공포도 단기간 내 경감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 행렬은 이어진 데 반해 네고 물량은 작게 나오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 시장에서도 환율 상승포지션 및 강(强)달러 전략으로 운영전략을 선회하면서 불을 지폈다.

이응주 DGB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수급의 경우 지난주까지 1130원대에서 네고 자금이 많이 소진되면서 상승 압력을 제약시켰지만, 이번 주에는 외국인 역송금이 계속 나오는데 1130원까지 환율이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공업등의 수주 물량이나 네고 물량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라며 "5월초부터 은행권 등에선 숏커버에 나서고 있고, 외국인 주식 매도가 10조원에 달하는 등 역송금 이슈가 한 달간 이어지면서 환율이 상승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몇 달간 1110원대가 깨질 것이란 전망도 많이 있었고 실제 1110원대 밑으로 내려가다 보니, 업체들에게는 30원대도 고마운 숫자로 보이는 상황"이라면서 "금요일 뉴욕 증시가 상승장으로 마감하면서 어느정도 하락을 기대했지만, 역송금으로 추정되는 매수세 대비 매도 물량은 나타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아시아 주요국의 코로나19 재확산된다는 우려가 금융시장에도 반영됐다.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에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갔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아시아 시장에서 방역조치를 강화한 것 때문에 아시아장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라며 "장중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싱가포르 주가지수의 영향을 받으면서 큰 리스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주 금요일과는 다르게 역내외 할 것 없이 리스크가 확대되며 상승 마감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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