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실적 '빛좋은 개살구'
증권사 2분기 실적 '빛좋은 개살구'
  • 김성호
  • 승인 200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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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증시 주도...위탁수수료 수익 기대 어려워
9월 영업일수 부족도 원인...1분기 실적 대동소이


7, 8, 9월 전반적인 상승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권사의 2분기 영업실적은 1분기와 비교해 대동소이할 전망이다. 이는 7, 8, 9월 들어 국내 증시가 급등했지만 외국인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고 더욱이 9월엔 추석 등으로 영업일수가 부족해 영업수익이 다른 달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달부터 동원증권이 온라인수수료 정액 서비스를 실시함에 따라 증권사의 수수료 인하경쟁이 또 다시 재현될 것으로 예상돼 전반적인 위탁수수료수익 감소로 인한 증권사의 향후 수익전망도 불투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4월~6월)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위탁수수료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4천834억원(전년동기 대비 31% 증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국내 증권사들이 7, 8, 9월 잇따라 상승장이 계속됐지만 2분기 영업실적은 기대 이하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LG투자, 대우, 현대증권 등 9개 주요증권사의 7, 8월 당기순이익을 집계한 결과 총 2천415억원으로 1분기 2천813억원보다 16%가량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9월 당기순이익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1분기와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이 각각 336억원, 3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 1분기 337억원, 365억원을 육박하고 있으며, LG투자, 한화, 교보증권도 같은 기간 각각 400억원(302억원), 416(146억원)억원, 109억원(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이미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을 훨씬 넘어선 상태다.

반면 동원증권은 7, 8월 당기순이익이 152억원에 그쳐 지난 1분기 405억원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굿모닝신한, 현대, 대신증권도 각각 140억원(444억원), 257억원(386억원), 269억원(3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9월 당기순이익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1분기와 때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의 2분기 영업실적이 1분기와 비교해 눈에 띈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7, 8, 9월 잇따라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대부분 외국인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 위탁수수료수익이 외국증권사로 편중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7~9월 주식거래실적을 살펴보면 주식시장 전체거래대금은 기관 개인들의 거래부진으로 약 10%가량 감소했지만 외국인의 거래대금(매수+매도) 비중은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거래창구로 이용되는 외국 증권사의 위탁수수료수익 (외국 증권사 주식 거래수수료 평균 0.3%)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7월 이후 주가지수가 크데 상승했지만 지수상승의 견인이 외국인이었던 만큼 주식거래에 따른 수수료수익도 외국 증권사로 편중됐다며 특히 오프라인으로만 거래가 가능한 외국 증권사의 경우 국내 증권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수료률이 높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 증가 폭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9월 들어 추석 등으로 인한 영업일수 부족도 증권사의 영업수익증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주식거래량은 80억4688만8114주로 전달 92억1624만7185주보다 14%가량 줄었다. 따라서 주식거래량 감소에 따른 위탁수수료 또한 현저히 줄 수 밖에 없는 것.

한편 업계는 최근 동원증권이 온라인수수료 정액 서비스를 실시, 이 달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향후 이로인한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 인하경쟁이 재현될 경우 증권업계의 향후 영업실적도 녹녹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증권사가 지난 1분기 상품운용수익 급증에 힘입어 전체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전체 수익 중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위탁수수료 수익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동원증권의 온라인수수료 정액 서비스로 향후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경쟁은 증권사의 영업실적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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