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왜 이러나···'저질광고'에 특별감독 1호 '불명예'까지
태영건설 왜 이러나···'저질광고'에 특별감독 1호 '불명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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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사망사고에 노동부 건설업계 첫 '본사 특별감독' 
현장 광고판엔 "사고 나면 부인 옆에 다른 남자" 논란도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 (사진=태영건설)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 (사진=태영건설)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3년 연속 사망사고를 낸 태영건설이 건설업 최초로 고용노동부의 '본사 특별감독'을 받았다. 감독 결과, 기본적인 의무사항도 지키지 못한 사항이 다수 적발됐다. 특히, 공사 현장에 설치된 광고판에는 건설노동자를 조롱하는 안전문구가 담겨,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태영건설 본사에서 실시한 특별감독 결과를 지난 26일 발표했다. 노동부는 앞서 지난 2월 2019, 2020년도 사망사고 연속 발생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중대 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사고 현장뿐 아니라 본사도 감독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2019년도, 2020년도 각각 1명씩의 사망사고를 낸 태영건설은 올해 1분기 3명, 100대 건설사 중 최다 사망사고를 내면서 건설업 최초의 '본사 특별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노동부는 특별감독 결과 발표에서 "대표이사의 활동, 경영전략 등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관심과 전략·활동이 부족하다"며 "이로 인해 안전보다 비용·품질을 우선시하는 기업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태영건설의 중장기 경영전략에 자본 충실, 신용등급 향상 등의 목표는 있었지만 안전과 관련된 사항은 없었다. 또한 안전보건조직 구성원의 정규직 비율도 30.9%로, 시공순위 20위 내 건설사 평균인 43.5%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노동부는 본사뿐만 아니라 전국의 태영건설 현장을 대상으로도 불시 감독을 진행 중이다. 노동부는 "산업안전 보건관리비를 100% 집행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으며, 평균 집행률은 매년 낮아지고 있었다"며 "본사 경영진의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인식·관심 부족은, 현장에서 산업안전 보건관리비가 원가절감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안전 관련 비용을 줄이는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실제로 태영건설의 산업안전 보건관리비 집행률은 2018년 95.2%→2019년 91.3%→2020년 89.0%로 해가 바뀔수록 낮아졌다.

노동부는 이어 "작업계획서 수립, 안전교육 실시 등 기본적인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도 지키지 못한 현장도 다수 있었다"며 "현장 감독 시 적발된 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거쳐 행·사법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번 본사 감독을 통해 적발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에 대해 총 2억4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사망사고 지연보고 또는 미보고 등 산재보고의무 위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미선임 및 직무교육 미이수 등 35개 현장에 대한 59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은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변화의 계기로 삼겠다"며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 결과를 적극 반영해 수립한 '안전관리 개선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의 특별감독 결과가 발표되면서 태영건설은 그동안의 사고에 "다 이유가 있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태영건설 현장의 광고판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22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저질 광고판 퇴출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태영건설 부산국제아트센터 현장에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문구의 광고판이 걸렸기 때문이다.

건설노조는 이 광고판은 △전체 여성 비하, 여성 건설노동자 유령 취급 △사고의 책임이 온전히 노동자 탓 인양 책임 전가 △건설노동자에 대한 천대와 멸시 등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선실장은 "해당 광고를 내건 태영건설은 최근 석 달 연속 사망사고를 낸 곳"이라며 "차라리 추락 방지망 설치, 안전 통로 확보 등 안전시설 구축을 하는 게 더 나을 텐데 오히려 노동자들로 하여금 근로 의지를 떨어트리는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타 건설사의 현장에서도 문제가 됐었던 사안인데 또 반복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당 문구 광고판은 이미 2016년 현대건설, 2019년 중흥건설 현장에서 논란이 된 바 있었다. 태영건설은 해당 광고판에 대해 논란이 일자 현재는 모두 철거한 상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표현인 것을 인지 못 하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만을 강조하고자 인터넷에서 문구를 찾아 현장에서 설치하게 됐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조직문화를 점검하고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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