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은행' 덕 본 KB-신한, 나란히 최대 실적···리딩뱅크 '초접전' (종합)
'非은행' 덕 본 KB-신한, 나란히 최대 실적···리딩뱅크 '초접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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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1Q 순익, 신한금융에 불과 800억 앞서
증시 호황·M&A 효과···비은행 비중, 절반 '육박'
KB금융그룹(왼쪽)과 신한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KB금융그룹(왼쪽)과 신한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1분기 대출성장, 증시 호황, 인수·합병(M&A) 효과 등에 힘입어 나란히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낸 가운데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간 리딩뱅크 경쟁도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분기 경쟁에서 먼저 승기를 잡은 쪽은 KB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1조19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9324억원) 대비 27.8% 증가한 규모이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나란히 분기 최대 순이익을 낸 KB금융과 비교하면 782억원 뒤쳐진 규모다. KB금융은 전날인 22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1조27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7295억원) 대비 74.1% 증가한 규모로 1조1000억원 안팎이었던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두 금융그룹 간 실적 격차는 라임펀드 손실에 대한 일회성 비용과 관련이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0일 라임크레딧인슈어드펀드(라임CI펀드) 투자자에 대해 투자원금의 최대 80%를 배상하라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 라임CI펀드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기본 배상비율은 55%로, 신한금융은 이에 따른 예상손실액의 약 65%(532억원)를 올해 1분기 일회성 비용으로 인식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두 그룹 간 순이익 차이는 250억원이다. 두 그룹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차이가 4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격차가 좁혀진 셈이어서 올해 리딩뱅크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시 호황에 M&A 효과까지···비은행 효자노릇 '톡톡'= 두 금융그룹의 분기 최대 실적을 견인한 것은 비은행부문이다. 신한금융의 1분기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6133억원으로,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KB금융의 1분기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3.5% 오른 5810억원이었다. 두 그룹 모두 전체 순이익 대비 비은행부문 순이익 비중도 기존 35%에서 48%로 크게 뛰었다.

비은행 가운데서도 성장이 가장 가팔랐던 계열사는 증권사다. 1분기 KB증권은 221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도 전년 대비 260.4% 오른 168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그룹 실적 개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들 금융투자 계열사들은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주식거래대금 확대, 자산관리(WM)·투자은행(IB)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등의 영향을 받았다.

생명보험사 인수 효과도 이번 실적에 나타났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을 그룹 자회사(지분 100%)로 편입했는데, 푸르덴셜생명이 1분기 112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비은행 핵심 계열사로서의 지위를 보여줬다. 2019년 신한금융 계열사로 편입된 오렌지라이프는 올해 1분기 107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규모다.

두 금융그룹이 비은행 M&A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추가적인 M&A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신한금융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국내 시장에서 M&A는 그룹이 갖고 있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보고 있고 대상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이면서 계열사들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곳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환주 KB금융 부사장(CFO)도 "차후 기업 M&A 등 현금 유보에 대한 필요성이 여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도 NIM 개선에 오랜만에 '활짝'= 초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순이자마진(NIM) 하락세를 겪던 은행들도 올해에는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656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견조한 대출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달 말 원화대출금은 255조1000억원으로, 2.5%의 대출성장률을 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7.4% 증가한 688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원화대출금은 297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4% 증가했다.

은행부문의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금리 상승, 조달비용 하락 등으로 수익성 지표인 NIM이 확대되는 추세여서다. 실제 신한은행의 1분기 말 NIM은 1.39%로 전분기 말(1.34%) 대비 5bp(1bp=0.01%p) 개선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NIM도 5bp 오른 1.5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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