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펴는 K-배터리···글로벌 위상 되찾을까
기지개 펴는 K-배터리···글로벌 위상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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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배터리 분쟁으로 움츠러들었던 K-배터리가 투자·공급 계획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완성차 업체가 발표한 배터리 내재화가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배터리 3사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이차전지 공급과 관련한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포문을 연 곳은 삼성SDI다. 지난달 삼성SDI에서는 미국 배터리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그동안 미국 투자가 이따금 언급 되다 최근에는 내부적으로는 중요하게 생각해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다렸다는 듯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삼성SDI는 리비안이 올해 출시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리비안은 전기차 기술력으로 아마존, 포드 등 글로벌기업에서 총 80억달러(약 9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제2의 테슬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리비안에 2024년까지 밴 차량 10만대를 주문해놓은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미국 테네시주에 두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공식적인 발표는 16일 이뤄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오하이오주에 제1배터리공장 '얼티엄 셀즈'를 건설중이다.

제2배터리 공장은 총 23억달러(약2조6000억원) 규모 사업으로 생산된 배터리는 크로스오버 전기차 '캐딜락 리릭'에 장착된다. 

SK이노베이션도 이날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에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동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점이지만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수요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양 사가 함께 개발한 배터리는 2024년 선보일 하이브리드 차량부터 탑재될 예정이다.

SK이노는 배터리 외에도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에 없어서는 안될 부품인 분리막 사업에도 집중한다. 최근 중국 창저우 2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데 이어 폴란드 3·4공장에 대한 투자도 확정되면서 2024년 2분기에는 27억3000만㎡ 규모의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최근 이어지는 일들에 대해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이제 앞만 보고 달려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해왔다. ITC는 LG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고, SK이노베이션에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수입 금지 조치를 결정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던 폭스바겐은 배터리 내재화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80%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서 생산하지 않는 '각형'으로 탑재하겠다고 선언했하기도 했다. 

ITC 판결 이후로도 2달 가까이 이어졌던 갈등은 양측이 10년 내 쟁송을 하지 않겠다고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불확실성이 단번에 해소됐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와 SK간 소송이 장기화되고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처를 다양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2월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중국 CATL이 31.7%로 LG에너지솔루션(19.2%)을 크게 따돌렸고, 4위에 중국 BYD(7%)가 랭크되면서 삼성SDI(5.3%), SK이노베이션(5%)을 앞질렀다.

배터리 업계는 합의에 따라 불안요소가 사라진만큼 다시 K-배터리의 위상을 되찾을 일만 남았다는 입장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때까지 배터리 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또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어 내재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리는 만큼 K-배터리가 다시 글로벌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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