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햇살론 카드, 카드업계 득실은?
[초점] 햇살론 카드, 카드업계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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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 대상 200만원 한도 신용카드 발급
업계 "대량 연체자 발생 부담 가중···실익은 미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정부가 저신용자들을 위한 '햇살론 카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얻는 이득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연체율 급등 등 부담을 더 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첫 번째 후속조치로 저신용·저소득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정책이 담긴 '정책서민금융 공급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방안에는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저신용·소득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햇살론 카드' 출시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햇살론 카드를 여신전문금융업권의 신규 정책금융상품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내용이다. 신용관리교육을 이수하고, 최소한의 상환능력을 충족하면 최대 200만원 한도 내에서 신용카드를 신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카드사의 경우 매년 189억원 가량을 출자하고, 이 재원은 햇살론 카드를 연체하는 경우 이를 충당하는 자금으로 쓰이게 된다. 카드사들은 신용대출 잔액의 최대 0.03% 내에서 일정 비율로 출연금을 부담할 예정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저신용자들이 연체 가능성이 높은 점에 따라 대량 연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낮은 신용점수로 카드 발급이 제한되는 이들에게 발급을 허용할 경우 연체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햇살론 카드는 주고객이 저신용자들인만큼 연체 발생률이 높으며,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기 힘든 구조다. 비슷한 사례로 카드사들은 긴급재난지원금 때에도 수수료로 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시스템 구축과 콜센터 운영 등 추가적인 부대비용으로 오히려 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낮은 수수료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신용도가 낮은 저신용자들도 신용카드를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인만큼 많은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에게 연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재난지원금 등 때도 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며 "저신용자들이 사용하는 카드인만큼 영세가맹점에서 사용할 확률이 높으며, 수수료 수익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적자에 적자를 더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과도한 부채발생을 사전 예방하고, 채무조정·복지제도를 안내하는 등의 연체자 발생 시 대책을 함께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장점은 카드를 발급한 고객이 충성고객이 되고, 해당 카드사의 실적에 반영된다면 점유율 상승에 도움은 될 것이다. 하지만 저신용자들은 연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긍정적인 요소로 보기는 어렵다"며 "연체율이 반영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등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가 나왔다. 이 부분을 잘 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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