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한항공 견제·감시 장치 '경영평가지표' 수립 시동
산은, 대한항공 견제·감시 장치 '경영평가지표' 수립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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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인상 억제 방지 관련 항목도 포함할 듯···이르면 이달 확정
대한항공(사진 왼쪽)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사진 왼쪽)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경영 평가 시 활용하는 기준이자 '견제·감시' 장치인 경영평가지표 수립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이르면 이달 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전략'(PMI)을 매듭지으면서 해당 지표도 확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8일 금융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평가지표를 수립 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삼일회계법인 등 전문 자문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언을 받아 지표를 수립하고 있다"며 "초안을 완성한 후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과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영평가지표 수립은 조원태 한진칼 회장 '밀어주기'에 대한 시장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주주이자 경영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산은은 앞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주사인 한진 칼에 8000억원을 투입한 뒤 지분 10.66%를 확보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업계에서는 산은이 경영권 분쟁중이던 조원태 한진칼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영평가지표에는 대한항공이 현재 보유 중인 노선과 기재·슬롯(slot) 상황, 사업 계획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경영 목표가 담길 예정이다.

또 항공사 통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의 '소비자 효익 향상' 노력을 평가하는 항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운임을 인상하면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게 되고, 등급이 저조할 경우 경영진 교체·해임 등의 조치로 이어지는 식이다.

산은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통합계획 이행과 경영 전반을 평가하는 대한항공 경영평가위원회도 출범했다. 경영 성과는 통상 매년 1번 평가가 이뤄지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통합항공사 출범 부작용 최소화와 시기적절한 견제를 위해 반기마다 경영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현 선임부행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양대항공사 통합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이 한진칼에 직접 주주로서 참여해 구조개편 작업의 성공적 이행과 건전·윤리 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경영평가를 통해 통합추진 및 경영성과 미흡 시 경영진의 담보 주식을 처분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워낙 이례적인 인수합병에다 공정한 경영을 위해 산은 입장에서는 경영지표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르면 이달 내 PMI와 경영지표를 함께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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