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자 '투톱' 삼성·LG, 1분기 '깜짝실적'···'펜트업 효과'에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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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가전·TV 판매 호조···삼성 영업익 9.3조 '44%↑'·LG 분기 최대 실적
승현준 삼성전자 사장이 CES 2021 삼성 프레스콘퍼런스에서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승현준 삼성전자 사장이 CES 2021 삼성 프레스콘퍼런스에서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전자업계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펜트업' 효과가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수익이 저조한 대신 스마트폰(모바일)과 TV·가전이 선전하며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고, LG전자는 사업 철수를 결정한 휴대폰 부문 적자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과 TV를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부터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 영향 등이 반영되며 올해 연간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만큼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 삼성전자 영업익 9.3조···스마트폰·가전이 효자 노릇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7.48%, 44.19% 증가했다. 당초 8조9000억원대로 예상됐던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성품들이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의 여파로 반도체 부문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으나 스마트폰과 가전은 코로나19 장기화 특수를 이어가며 호실적을 이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에서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약 3조6000억원, 스마트폰 부문(IM)은 4조6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지난 1월 조기 출시한 갤럭시S21이 출시 57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이며 실적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활약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삼성 TV 판매량도 작년보다 15%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반도체 부문은 연초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전분기 3조8500억원, 전년 동기 3조9900억원 대비 수익성이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4000억∼6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개선되지는 않고 이전 전망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가 서울 여의도 소재 '더현대 서울'에 국내 백화점 내 베스트샵 가운데 최대 규모 매장을 연다. 모델들이 다양한 색상과 재질을 고를 수 있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br>
LG전자가 서울 여의도 소재 '더현대 서울'에 국내 백화점 내 베스트샵 가운데 최대 규모 매장을 연다. 모델들이 다양한 색상과 재질을 고를 수 있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분기 역대 최대 매출·영업익···TV·가전의 힘

같은 날 LG전자는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1분기 매출은 18조8057억원, 영업이익은 1조5178억원으로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7.7%, 영업이익은 39.2%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종전 최대치인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을 12년 만에 넘어섰다. 이번 실적은 당초 1조2000억원대 시장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를 훌쩍 뛰어넘었다.

LG전자의 '깜짝 실적'은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TV·오브제 컬렉션 등 프리미엄 TV, 가전 부문이 견인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생활가전(H&A)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8000∼9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도 사상 처음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측된다.

TV를 담당하는 HE 사업본부 1분기 영업이익은 3500억원, 매출은 3조6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를 OLED 전환의 원년으로 삼으며 판매를 확대한 HE 본부는 프리미엄 제품의 호조로 매출이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1분기 LG전자 올레드 TV 출하량을 전년 동기의 2배 늘어난 75만9000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전장(VS) 사업은 완성차 업체의 수요가 회복하면서 약 60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기업간 거래를 담당하는 BS 사업은 비대면 트렌드와 1분기 계절 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이 증가하며 약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7월 말 사업이 종료되는 휴대폰 담당 모바일 부문(MC)은 1분기 2000억원대 영업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작년 한 해 84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누적 적자는 4조6000억원에 달한다. 

◇ 2분기 삼성 반도체 회복, LG 휴대폰 철수 효과 본격화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이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 다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악재를 털고 반도체 가격 강세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낸드플래시도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2분기에는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1분기 주역이었던 스마트폰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원가·마케팅 비용 상승 등 여파로 '상고하저' 실적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회복하고, IM 부문은 3조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현재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상태인 데다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반도체 실적부진으로 작용했던 우려들이 2분기부터 해소될 전망"이라며 "반도체 고정가격은 서버, PC 및 통신장비 수요증가 등이 가격상승을 견인해 4월부터 상승전환이 예상돼 2분기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철수와 전장 사업의 흑자전환 등에 힘 입어 올 한 해 호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5년간 누적 적자가 4조6000억원에 달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휴대폰 사업 철수 효과가 2분기부터 중단사업손실로 반영될 예정이다. 

또 LG전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점찍은 전장 사업은 2분기 적자폭을 더욱 줄인 뒤 하반기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오는 7월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의 출범 이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가전과 전장 등으로 사업 폴리오를 강화하고 휴대폰 사업은 정리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스마트폰 사업 관련 중단 손실을 추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올해 2분기부터 실적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더해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보유한 가전·TV·전장부품 사업의 존재감이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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