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은행 점포 구조조정···상반기 20여곳 줄어든다
올해도 은행 점포 구조조정···상반기 20여곳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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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16개 영업점 통폐합···우리銀, 4개 출장소 없애
비대면 채널 금융거래↑···디지털 영업환경 구축 '속도'
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점포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이전보다 은행 점포를 줄이는 일이 어려워졌음에도 올 상반기까지 20여 곳의 시중은행 영업점이 추가로 문을 닫는다.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영업점 운영 효율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는 게 은행권의 입장인 만큼, 한동안 점포 통폐합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6월 현대모터금융센터IKP(출장소)·구리·광명·정자동·구로상가·봉천역·군자동·강남대로·삼성노블카운티PB센터·분당미금·명일동·부천시청역·등촌파크·오목교역·침산동·사직중앙 등 16개 영업점을 인근 지점과 통합하기로 예고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5월 험프리스·삼성증권 삼성타운영업점, 6월엔 김포공항국내선·김포공항국제선 등 4개의 출장소를 없앨 계획이다. NH농협은행 또한 6월 중소기업지원센터 출장소를 닫을 예정이며, SC제일은행은 같은 달 구로동·충주지점 등 영업점의 문을 닫는다. 상반기 내로 23곳의 영업점(출장소 포함)이 추가로 사라지는 셈이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계획했던 영업점 다이어트를 일찌감치 실행에 옮겼다. 올해 들어 원효로·함춘회관(출장소)·신한PWM해운대센터·서울상수도사업본부(출장소)·삼선교 등 점포 5곳을 줄인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1일에는 경기도청(출장소)도 없앴다.

국민은행은 지난 1월 서잠실·천호역·검단산업단지·강릉·병점중앙·부천내동·안동·온양·대구혁신도시 등을 포함해 20곳의 영업점(영업점 19곳, 출장소 1곳)을 인근 지점으로 통폐합한 바 있다.

은행권의 영업점 축소 흐름은 매년 계속되고 있다. 5대 은행으로만 한정해도 작년 한 해 지점·출장소 수가 236개나 줄었다. 연간 통폐합 규모가 200곳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79곳을 통폐합하며 영업점 줄이기에 가장 적극적이었으며, △하나은행(73개) △우리은행(53개) △신한은행(17개) △농협은행(14개) 순으로 많았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영업점을 축소하는 배경에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가 늘면서 오프라인 채널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 꼽힌다. 생산성이 저하된 곳은 고정비용을 줄이고자 감축으로 이어진다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금융소비자들이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면서 작년 말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 수(여러 은행 등록 중복 합산)는 1년 사이 7% 늘어난 1억703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모두 1억3373만명으로, 같은 기간 10.6%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방문객이 적은 곳들은 하루에 10명 안팎이 방문하기도 한다"면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된 시점에서 점포 임차비와 운영비, 인건비 등을 고려했을 때 오프라인 점포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은행 점포폐쇄 절차 강화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앞서 당국은 점포 통폐합으로 고령자를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 점포 폐쇄를 위한 새로운 절차를 도입했다.

점포를 폐쇄하려면 외부 전문가가 참가하는 사전영향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은행 점포를 없앴을 때 해당 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더 꼼꼼히 따지겠다는 취지다. 점포 폐쇄 시에는 최소 3개월 전부터 2번 이상 고객에게 사전 통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당국이 은행의 지점 폐쇄에 제동을 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포 축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게 은행권의 반응이다. 대신 은행들은 기존 점포에 대한 운영을 효율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은 지난 1월부터 거점점포 1곳과 인근 영업점 4~8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영업점간 협업체계인 'VG(같이그룹)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VG 소속 영업점끼리 인력을 지원하고 고객을 공동 관리하는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은행·증권·프라이빗뱅킹센터·연금센터 등이 결합된 지역거점 점포를 구축 중이며,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고객이 화상상담 창구에서 화상상담 전문 직원과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택트 브랜치'를 마련했다. 이른바 미래형 혁신 점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감축 규모가 작아질 수는 있지만, 은행들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영업점도 계속 조정이 있을 것"이라면서 "영업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점포를 효율화하는 방안과 함께 디지털 영업환경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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