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유니콘 상장유치'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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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유니콘 기업의 해외 상장은 국가적 손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지난 3월 국내 유니콘 기업의 해외상장과 관련돼 이같이 말했다. 상장협은 유니콘 기업의 상장이 한 국가의 자본시장 수준 및 규모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이자 세수를 결정 짓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회사를 지칭하는 단어다. 

국내 유니콘 기업인 쿠팡은 지난달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 891억 달러(약 100조원)을 기록하며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쿠팡이 성공적 데뷔를 마치면서 마켓컬리, 두나무, 야놀자 등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미국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유니콘 기업들이 해외증시를 선택하는 요인 중 하나는 상장을 하기 위한 요건이 국내가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매출, 사업이익 등의 요건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반면 뉴욕증권거래소의 경우 수익성, 매출, 현금흐름 가운데 한가지 이상의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원 단독 요건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일정수준 이상일 경우 상장이 됐지만, 신설된 요건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코스피 상장이 가능해졌다. 또 시가총액과 자기자본요건도 완화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기존 6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자본요건은 2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완화됐다. 이 외에도 유니콘기업,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차세대 성장기업의 특성을 반영해 기술특례 평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심사과정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상장 문턱을 낮춰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유니콘을 비롯한 유망기업의 국내시장 유치를 늘리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상장 문턱을 낮추는 것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적이 불안정한 기업들이 국내 증시시장에 안착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닥에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상장 유치를 위한 '기술특례상장제도'의 경우,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연이어 언급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상장한 샘코는 2019·2020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의신청 기간은 오는 13일까지다. 지난 2016년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신라젠도 상장폐지 위험에 놓이기도 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11월30일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았다. 이처럼 특례상장에 대한 신뢰감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유니콘 유입을 위한 상장문턱 낮추기에 투자자들의 걱정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니콘을 비롯해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국내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증시 환경의 매력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기존 규제를 낮추는 움직임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길이 될 수도 있다. 거래소는 주식시장에서 기본으로 갖춰야 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시장'임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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