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공채→맞춤형 수시' 변화하는 기업 채용 트렌드
'정시 공채→맞춤형 수시' 변화하는 기업 채용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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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신입'에 관심 높아져···무경력 취준생들은 '난감'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장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 (사진=은행연합회)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장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 (사진=은행연합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의 채용 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 부문에 걸쳐서 '수백~수천명'을 일시에 채용하는 정시 공개채용보다 인력이 필요한 곳에 그때 그때 충원하는 맞춤식 수시채용이 대세가 됐다. 

2일 재계및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그룹공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로 인력이 필요한 시기와 인원을 판단해 수시로 채용하기로 했다. SK그룹도 내년부터는 대졸 신입사원 정기 채용을 폐지하고 100% 수시 채용을 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보다 앞서 LG그룹은 지난해 채용부터,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재계 5대 그룹 중 삼성만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들의 수시채용 선호 경향은 설문조사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대졸 신규체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10곳 중 6곳은 계획이 없거나 세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 기업들은 수시채용을 활용(76.4%)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수시채용으로만 신규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기업이 38.2%나 됐다.

채용시장의 변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하게 달라진 기업 경영환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부진(51.1%)을 꼽았다. 이어 고용 경직성(12.8%), 필요 직무 적합 인재 확보 곤란(10.6%)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수익성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채용한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디지털·친환경 등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고 있어 새 직군에 대한 전문 인력이 필요해졌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롯데그룹은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계열사별로 원하는 시기에 필요한 인력을 뽑는 것이 기업 운영 면에서 더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채용을 마무리 해야 해 소위 스펙 위주로 뽑았던 공채가 수시 채용으로 바뀌면서 필요한 인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수시 채용의 경우 선발 기준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취업준비생들이 준비과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업들이 신입 채용인데도 실무 경험자를 찾는 소위 '중고 신입'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문제도 있다.

인크루트가 올해 초 705개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40.4%가 '신입보다는 경력 및 중고 신입 채용이 효율적'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실무에 곧장 투입할 인력이 필요하다(65.6%)'도 답했다.

한 취업자는 "가뜩이나 취업 기회가 줄어드는데 대체 어디서 경력을 쌓으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 서점에 취업준비생을 위한 주요 기업, 은행 수험서가 비치돼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한 서점에 취업준비생을 위한 주요 기업, 은행 수험서가 비치돼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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