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배터리로 본 '안갯속' 미래 모빌리티
[전문가 기고] 배터리로 본 '안갯속' 미래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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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판매가 적어 연간 글로벌 시장 판매대수가 9000만대 수준에서 8000만대 미만으로 떨어졌으나 막상 전기차 같은 무공해차의 판매는 320만대를 넘어섰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올해는 전기차 판매 400만대를 넘을 것이고 내년은 55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5년이면 빠르면 연간 판매 1000만대를 넘어선다. 이제 주도권이 완전히 전기차로 넘어왔다고 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는 아직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주도권 확보와 원천기술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자동차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이제 흑자모델로서 전기차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격을 낮추고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면서 경쟁력 높은 새로운 전기차 출시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을 정도이다. 즉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신차가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가 가장 중요한 혁신 대상이다. 

현재는 자동차 제작사에서 모든 것을 만들어도 고가의 배터리는 전문 배터리 제작사에 맡기는 상황이다. 기존 130여년의 '슈퍼 갑'의 입장에서 졸지에 '을'로 변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결국은 자동차 제작사가 직접 배터리를 제작하고자 하는 내재화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향후 5~6년 이후에 직접 테슬라가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최근 폭스바겐이 파워 데이 행사에서도 똑같이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밝혀 전 세계적인 관심이 되고 있다. 특히 자신에게 유리한 각형 배터리 생산을 늘리겠다고 하면서 그 동안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던 국내 배터리사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결국 배터리는 전기차의 게임 체인저급 기술인 만큼 앞으로가 더욱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배터리사 3개를 지니고 있는 국내 입장에서는 전기차의 향후 추이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기존 배터리사는 지금 당장은 전기차 흥행으로 5~6년은 배터리 부족으로 공급량을 늘릴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후에는 차별화되고 특화된 기술로 무장한 경제성 높은 차세대 배터리가 가장 핵심일 것이고 전고체 배터리 등의 양산화로 차별화를 기하는 방법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물론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부품수도 워낙 적고 모듈화가 가능해 연간 전기차 판매 1000만~2000만대 시장이 되면 굳이 배터리만 공급하지 않고 직접 전기차를 만들어 공급하는 시대도 예상할 수 있다. 

미래에는 시장 영역이 확실히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영역 구분 없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도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글로벌 제작사가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해도 그리 쉽게 제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 등이 최고 난도의 하이테크 기술인 만큼 진입장벽이 높아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터리사도 전기차의 직접 생산도 역시 장벽이 높은 만큼 고민은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글로벌 제작사의 배터리 내재화가 보편화되고 실제로 진행된다면 배터리사의 전기차 제작 진입도 불가능할 부분은 아니라 할 것이다. 

현대차 그룹도 고민하고 있다. 다른 글로벌 제작사의 배터리 내재화와 달리 작년에도 여러 번 국내 그룹 총수끼리 미팅한 만큼 다른 국가 대비 끈끈한 연결이 돼 굳이 당장 내재화를 언급하고 있지 않으나 가격 경쟁력과 체계적인 생산 등 다양한 문제가 노출이 되면 내재화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내재화가 도리어 배터리사에서 공급받는 것보다 가격이 높고 질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어느 선택이 확실히 올바른 답이라도 아직은 모호할 수도 있다.  

그 만큼 향후 미래 모빌리티는 급변하고 있고 누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가는 아직은 안개 속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합종연횡과 적과의 동침, 이종 간의 결합 등이 보편화되고 강점을 모으면서 미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추이를 눈 여겨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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