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부르는 층간소음‧‧‧건설사, 소음 해결사로 나선다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건설사, 소음 해결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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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건설사 중 4곳, 층간소음 전담팀 꾸려 기술 개발
정부, 사후성능확인제도 도입‧‧‧벽식구조도 바꿔야
층간소음 예방 문화 영상 캡쳐. (사진=환경부)
층간소음 예방 문화 영상 캡쳐. (사진=환경부)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 광주 광산구의 1년 넘게 A씨는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있었다. 매일 같이 위층에서 울려대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극한에 치달았다. 이에 자신의 집에 있는 흉기를 들고 위층에 사는 D씨에게 찾아가 항의하면서 둘은 주먹질을 주고받고 흉기로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었다. 

최근 개그맨 이휘재 부부가 층간 소음 문제로 공식 사과하는 등 코로나19로 집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층간소음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층간소음을 잡기 위해 TF팀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2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집계된 층간소음 접수현황은 3만6105건이다. 2017~2019년까지 약 2만건 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상승세가 크다.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 재택 등으로 집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층간소음에 대한 갈등도 커져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동주택 층간소음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시공 이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후 성능확인제도는 아파트를 다 짓고 단지별로 일부 샘플 세대의 성능을 측정해 지자체에 확인받아야 해, 현재 사전인증보다 규제를 하나 더 늘린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7월부터 건설되는 아파트에서 이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에 건설업계가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은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각각 석·박사 10여명 규모의 층간소음 전담팀을 꾸렸다. 전문 인력을 통해 층간소음과 관련된 특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3사가 올해 전담팀을 꾸렸다면, 현대건설이 5년전부터 전담팀을 만들어 층간소음 저감기술인 'H 사이런트 홈'을 올해 시공하는 아파트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아파트 바닥구조 두께를 더 늘리고 성능을 강화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지난 1월 관련 기술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해당 구조 시공을 위한 추가 기술 2건도 특허 출원했다. DL이앤씨도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낼 수 있는 ‘노이즈 프리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양관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위원은 "건설사가 층간소음 잡기에 나서는 이유는 곧 제도화 될 사후성능확인제도를 통과하기 위해서"라며 "아직 제대로 입법화 되지는 않았지만, 사후 성능확인제도에서 통과 못할 시 지자체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바닥구조 변경보다는 벽식구조를 바꾸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파트의 대다수인 벽식구조보다는 무량판이나 라멘구조가 층간소음에 훨씬 도움이 된다"며 "이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비가 많이 증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바닥구조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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