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이끈 증권사, CEO 연임도 '파란불'
호실적 이끈 증권사, CEO 연임도 '파란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대 실적' 한투·삼성·키움證 등 사장 임기 연장
미래·교보 '투톱' 변화···KB證, 라임사태 불구 연임
하나금투 사장, 선행매매 검찰조사로 거취 불투명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다가오는 증권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는 배당 정책과 함께 높은 관심을 모은다. 역대급 실적을 이끈 CEO는 예상대로 자리를 지킬 전망인 가운데, 일부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의 변화가 예상된다. 돌연 악재를 맞은 CEO의 경우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오는 18일 메리츠증권을 시작으로 삼성증권·대신증권·현대차증권(19일), 미래에셋대우·교보증권(24일), NH투자증권·KTB투자증권(25일), 한국투자증권·유안타증권(26일), 키움증권(29일) 등이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벌인 증권사 CEO 대다수는 연말·연초 인사에서 결정된 연임을 이번 주총에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대거 진입에 힘입어 6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3연임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을 이끈 성과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무려 1339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이후 보유자산 평가손실 회복과 투자은행(IB) 부문 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급반등하며 연간 당기순이익 7083억원을 거둔 저력을 보였다. 

'동학개미운동'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은 키움증권 역시 주총에서 이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으로, 연임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7034억원을 기록, 업계 3위에 올라섰다. 전년보다 두 배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는데, 3분기에는 깜짝 선두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 역시 임기 연장이 사실상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18년 7월 수장에 오른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한 성과를 이끌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위탁매매 부문 호조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순이익 5000억원대(5079억원)를 넘어섰다. 

국내 증권업계 최초 영업이익 1조원 고지에 오른 미래에셋대우는 '투톱' 체제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주총에서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지만, 조웅기 부회장은 선임안에서 빠졌다. 조 부회장은 IB총괄부회장으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는 이만열 글로벌 부문 대표 사장과 김재식 자기자본투자(PI) 총괄 사장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따라서 최 수석부회장의 단독 체제가 되거나, 이 대표나 김 사장이 조 부회장의 자리를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 역시 김해준·박봉권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1년 만에 바뀔 가능성이 높다. 교보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두 대표 대신, 지난해 말 회사에 자리한 이석기 상임고문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로써 6연임해 13년간 교보증권을 맡아온 김 대표가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악의 금융사기인 '라임 사태'에 연루된 KB증권 김성현·박정림 대표도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 CEO로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고된 만큼, 거취에 부정적 전망이 잇따랐지만, 코로나 국면에도 호실적을 이끈 성과가 인정됐다는 분석이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5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연임은 물론,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로 거론됐던 이 사장은 돌연 선행매매 혐의에 따른 검찰 수사로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하나금투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EO로서 최대 실적을 이끈 점은 임기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많은 증권사 수장이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고 이변 없이 연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부 CEO의 경우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흠결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