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회복에도 정부 지원에 목매는 항공사들, 속사정은?
국내선 회복에도 정부 지원에 목매는 항공사들,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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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여객 수 231만명···전년 比 33.7%↑
국제선은 '바닥'···"일러야 내년쯤 회복"
북적이는 김해공항 국내선 출국장. (사진=주진희 기자)
북적이는 김해공항 국내선 출국장.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1년 넘도록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내선 여객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다만 저가 출혈경쟁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데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가별 입국이 대거 막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 여객 부문은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와 에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항공사가 태운 여객 수는 241만647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선 여객 수는 231만4646명으로, 전년 동월(153만5153명) 보다 33.7%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동월(249만명)과 견줬을 때 겨우 7.5%가량 감소한 셈이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가 전체 수송률의 75.9%(175만6829명)를 차지했고 국내 노선을 최다 보유한 진에어가 47만4734명을 태우면서 1위에 올랐다. 현재 진에어는 국내 14개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제주항공(45만7784명) △티웨이항공(36만8361명) △에어부산(33만29명)이 뒤를 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0만5111명, 25만2706명에 그쳤다. 대형항공사(FSC)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기종과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내선보다는 국제선 부문에서의 매출에 집중하고 있다"며 "여객 수송이 가능한 소수의 장거리 노선을 포함해 백신 수송 등 화물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선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전년 여객 수를 넘어서면서 회복 기조를 드러냈다. 항공사들이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시기에 맞춰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면세점과 연계한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잇달아 출시한 덕분이다. 당시 여객 수는 296만5257명으로, 2019년 동월(290만957명)보다 2.2% 많았다.

12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국내선 여객 수는 172만2351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1월은 146만3001명으로 더 줄었다.

그러다 2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나름 꺾이기도 했고, 설 연휴 특수가 맞물리면서 여객 수가 다시 급증했다.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국내선 여객 수는 174만9000명으로 집계되는 등 3월 총 여객 수도 250만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선 운항횟수를 늘리는 등 저가 출혈경쟁이 이어져 대부분 항공사들의 수익 개선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각 사 홈페이지에서 인기노선인 김포~김해 노선, 김포~제주 노선 운임은 1인 편도 기준 4000원, 7000원짜리 항공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사진=주진희 기자)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사진=주진희 기자)

여기다 항공사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 여객 부문이 여전히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항공사들의 경영난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국적사들의 국제선 여객 수는 10만1831명으로, 지난해 동월(272만7006명)의 3% 수준에 그쳤다. 2019년 동월(512만3388명)과 견줬을 때는 2%에도 미치지 못했다.

LCC 관계자는 "2월의 경우 설날 특수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해외 무착륙 관광비행 탑승률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선 여객이 회복된다해도 저가 출혈경쟁이 심해 매출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까지 퍼지고 있기 때문에 국제선 여객 운항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끝나는 예상 시점인 올해 겨울부터 국제선에 점차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직원 휴업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현재 상황을 버틸 여력이 마땅치 않아 정부가 발표한 지원 기준을 명확히 제시, 실행이 빨리 진행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이달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항공사들을 위한 예상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양대항공사 통합 지원은 물론 저비용항공사(LCC)에 최대 2000억 원 수준의 정책금융도 지원키로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기준이나 명확한 지원금액은 하반기가 돼야 확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3분기부터 말까지 주요 LCC업계가 필요한 자금이 2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나 정확한 금액은 아니다"라며 "금융당국과 구체적인 지원 기준 및 금액을 협의하고 있고 각 사들의 상황도 지속 모니터링을 하는 등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르면 하반기 초에 지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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