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윤호영 카뱅 대표, 중금리대출 확대·리스크관리 '고심'
[CEO&뉴스] 윤호영 카뱅 대표, 중금리대출 확대·리스크관리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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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흑자전환, 글로벌 투자유치 등의 성과를 내며 카카오뱅크를 출범 3년여만에 성장 궤도에 올려놓은 윤호영 대표가 연임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추천된 윤 대표는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적으로 임기를 이어간다.

윤 대표 2기 체제에서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동안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등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대출상품을 취급하겠다는 설립 취지와 맞지 않게 중금리대출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카카오뱅크에서 취급한 신용대출 건수의 93.5%가 신용등급 1~4등급에게 쏠려있었다. 반면 5~6등급과 7등급 이하 비중은 각각 5.54%, 0.87%였다. 금액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고신용자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1~4등급에 나간 신용대출 금액 비중은 98.46%다. 5~6등급과 7등급 이하는 1.37%, 0.17%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영업이 쉬운 고신용자에 의존해왔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초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윤 대표는 "중금리‧중저신용자에 대한 구체적인 대출 규모는 금융시장 여건, 건전성 및 리스크관리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비중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카오뱅크는 매년 평균 1조2000억원 규모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해왔다. 

다만, 자체 중금리대출 비중을 특정 수준까지 확대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은 윤 대표에게 부담이다. 관련 사안에 정통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가 적다는 공감대가 있었지 않나"라며 "인터넷은행들에 자체 중금리대출 비중을 20% 수준까지 확대하라고 요구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당국의 요구대로라면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 규모를 급격히 늘려야 한다. 이 경우 연체율 상승, 부실 발생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그동안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에서 대출을 빌려야 했던 저신용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있는 2금융권보다 1금융권에서 대출을 빌리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선 유리하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아질수록 연체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부담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여파로 중저신용자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2금융권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중금리대출을 급격히 확대해야 하는 인터넷은행도 같은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단 분석이다. 중금리대출 확대와 건전성·리스크관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윤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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