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또다른 대어 SKIET, 흥행 가능성·변수는?
[초점] 또다른 대어 SKIET, 흥행 가능성·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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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사진=서울파이낸스 DB)
SK그룹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가 기준 5조8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데 이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결과 경쟁률 335.4대 1을 기록하며 63조6천197억원을 끌어모았다. 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을 기록하면서 국내 IPO 역사를 새로 썼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그룹의 제 2지주사로 주목받는 SK디스커버리의 손자회사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신설된 백신 전문기업이다. 당초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3조원 수준으로 내다봤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는 5조원의 몸값을 평가받았다. SK그룹의 기업가치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흥행 이후 SK그룹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다음 IPO 후보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주목된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지분 90%/프리미어파트너 10%)로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과 폴더블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LiBS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한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소재다.

SKIET는 지난해 12월 18일 한국증권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예비심사가 완료후 실질심사, 수요예측 등의 절차를 이어가 올해 중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예비심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거래소 상장규정 22조에는 상장예비심사 청구 접수 기준으로 45거래일내에 상장 관련 심의를 완료하도록 돼 있지만, 판단이 어려운 심사 기업의 개별 이슈가 있을 경우 추가 자료 등을 요청해 관련 내용을 추가 검토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거래소는 SKIET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아 심사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장절차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SKIET는 공모주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못지 않은 흥행몰이가 예상된다. 

우선 전기차 및 2차전지 등 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더해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 간 코나 전기차(EV) 화재 사건의 원인을 놓고 이에 탑재된 배터리 문제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SKIET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 가운데 특히 분리막 이슈가 부각되면서 SK IET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긍정적인 주목을 받을 기회가 됐다.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아주는 분리막은 전기차 화재 방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의 분리막의 완성도에 대해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면서 창신신소재(자회사 셈콕) 등 중국 업체 대신 SKIET의 제품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SK IET의 기업가치가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게 투자금융(IB) 업계의 시각이다.

SKIET가 지난해 상장 추진을 발표했을 당시 기업가치를 4조~5조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무렵 증권사들은 5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9월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가 SKIET의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에 참여했을 때 평가한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들어 SK IET의 몸값은 최근 7조~8조원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물론 에코프로비엠, 명신산업 등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비슷한 업종(피어그룹)의 주가수익비율(PER)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 예상하는 기업가치와 실제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과거 SK바이오팜의 경우 상장년도 1년 이전 무렵에는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기업가치 평가가 2조~5조원이었다가 상장 일정이 확정될 무렵에는 5조원 수준으로 올랐지만 실제 공모가 기준 평가가치는 3조8000억원 수준으로 결정되는 등 등락폭이 컸다.

만약 IB업계 관측대로 SKIET가 기업가치를 부여받을 경우 5조원 가치를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 3조8천원억선으로 평가받은 SK바이오팜을 훨씬 뛰어 넘는 초대형 IPO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물론 SK그룹의 기업 가치 재평가도 기대해 볼 만하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 20조8천억원(10일 종가 기준)과 비교해도, IB업계가 예상하는 SKIET의 기업가치는 30~40%에 달하는 수준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분기보고서상 자회사 SKIET에 대한 장부가액 평가. (자료=금융감독원 공시조회사이트)
작년 3분기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분기보고서상 자회사 SKIET에 대한 장부가액 평가. (자료=금융감독원 공시조회사이트)

이와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KIET에 대한 장부가 평가(회계장부상으로의 자회사 가치평가)가 7759억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재 장부상 자회사 가치가 크지 않다는 것은 상장 이후 재평가 할 여지가 그만큼 남아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앞두고도 모회사 SK와 SKC의 재평가 전망이 제기됐었다. 

다만, 거래소의 예비심사 결과 및 상장 시기에 따른 변수는 남아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중국의 재정 긴축과 함께 배터리를 비롯한 기술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 국면에 접어들 경우 예상과 달리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장 여건이 펼쳐질 수도 있다. 최근 뉴욕시장에서 테슬라가 전고점 대비 48% 급락했다가 하루새 20% 급등하는 등 전기차, 2차전지를 비롯한 전반적인 기술주들의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SKIET의 상장에 있어 부담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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