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C19가 낳은 역변의 마법
[홍승희 칼럼] C19가 낳은 역변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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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이하 C19)의 팬데믹, 전 인류의 삶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상이 크게 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선 여러 나라에서 봉쇄조치가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재택근무가 늘고 또 하다 보니 일의 효울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아마도 팬데믹 상황을 벗어나고도 재택근무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많이 늘지 않겠느냐는 예상들이 나온다.

게다가 전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 사태를 겪으며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그렇잖아도 대기오염 등에 관심이 높았던 유럽국가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오염에 예민해지며 전기차 시대는 더 앞당겨지는 경향을 보인다.

덕분에 반도체산업과 전지산업 등의 호황은 이미 시작됐다. 전기차용 반도체는 지금 수요를 쫓아가기 급급하고 관련 배터리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신규선박들은 모두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도록 강제되고 있다. 덕분에 코로나 종식을 대비하는 수요에 더해 이 분야에 강점을 지닌 한국의 조선업도 톡톡히 덕을 보고 있다.

이런 변화는 특히 한국과 한국인의 위상에 매우 뚜렷하게 다가오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듯하다. 한국이 어디에 붙어있는 지도 잘 모르던 많은 세계인들 속에서도 최근 한국은 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변화는 물론 한국의 수출 대기업들이 선전하면서 이전부터 꾸준히 쌓아온 성과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니 꼭 팬데믹 상황 때문만은 아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팬데믹이 전세계를 휘몰아치면서 국가별로 이 상황에 잘 대처하고 못하는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한국의 존재감이 꽤 두드러졌다는 사실도 큰 몫을 했음이 분명하다.

그보다 앞서 한국의 문화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급작스럽게 부상하며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들이 각인된 효과가 이후 한국의 방역능력까지 돋보이게 만드는 부수적 성과를 낳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과 보이그룹 BTS의 성공 덕분인지 서서히 떠오르던 다른 문화산업 분야까지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침체된 경제 속에서도 한국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데 한몫을 해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중단으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에 한국이 이전과 다른 강한 대응을 시작하고 그 결과가 성공적 방어를 넘어 이제는 일본 경제에 역습을 가할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점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분명 주목받을 만했다. 그런가 하면 민주화 혁명이 치러지는 나라들에서는 이미 앞서 광주민중항쟁 등을 겪으며 민주정부를 세운 한국이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참 재미있는 현상들이 많이 나타난다. 한국 사회의 단점이라 생각했던 ‘빨리빨리 문화’는 오히려 한국인의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K푸드의 세계적 유행은 그동안 우리 스스로도 주눅들어 외국인들에게 자신있게 소개하지 못하던 많은 한국음식, 한국식 양념들이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의 호감을 불러들이고 있다.

팬데믹 상황으로 봉쇄조치가 자주, 길게 이어지는 나라들에서는 외출이 줄어들고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의 묵은 드라마들까지 재소환 돼 소비되고 한식 레시피가 인터넷 상에서 공유되며 집에서 따라 하기로까지 번져간다.

그런가 하면 한국을, 한국문화를 무시하던 이웃 국가 국민들의 시샘이 반작용으로 커지는 모양이다. 중국 네티즌들이 김치도, 한글도, 한복도 다 자국 것이라 우기는 것이나 일본 넷우익들이 한글도, 한국 의료도 다 자신들이 가르치고 도와준 것이라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리는 것은 모두 부러워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나이 든 세대는 이런 변화들이 다소 얼떨떨하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당연하게, 당당하게 받아들인다. 기성세대가 가난한 나라, 약한 나라 콤플렉스로 주눅 들어 살아왔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는 과거와 같은 열등감은 없고 또 요즘 세대의 특징답게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요구하고 챙길 줄 안다.

종전엔 약점이라고만 여겼던 많은 것들을 이제는 자신감 있게 ‘그게 바로 나다’라고 내세울 수 있는 그런 세대의 변화를 보고 있다. 시대가 변해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기성세대로서 그런 젊은 세대가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이제는 저들 젊은 세대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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