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신보고서②] "코로나19 이후 자산가격 버블·금융 불균형 우려"
[한은 통신보고서②] "코로나19 이후 자산가격 버블·금융 불균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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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자산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완화적인 재정·통화정책, 경기개선에 대한 낙관적 기대 및 자산시장별 요인이 맞물린데 따른 것이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11일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2021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주택가격, 주가 등 자산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같은 자산가격 상승은 미국, 독일 등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나, 국내 자산가격의 상승속도는 상당히 빠른 모습이다. 

최근 국내 자산가격 상승에는 국내외 거시금융정책의 완화 기조와 경제주체의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유로지역, 일본 등 주요국이 초저금리 및 유동성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75bp(1bp=0.01%p) 인하(1.25% → 0.50%)하는 가운데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 전액공급방식 정례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대 공급했다. 

또 백신 개발·보급에 따른 코로나19 위기 해소, 완화적 정책기조 유지 등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주택가격 및 주가 상승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확산시켰다. 실제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2020년 6월 이후(2020년 6월 112→9월 117→12월 132→2021년 2월 129) 오름세를 지속했다. 특히 12월 수치(132)의 경우 역대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한은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 전세가격 상승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고 봤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감소하는 등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신규 아파트 공급 축소 및 주택가격 추가 상승기대에 따른 매물 감소 등으로 향후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됐다. 근래 나타나고 있는 전세가격 상승은 수도권 중저가주택을 중심으로 전세수요를 일부 매매수요로 전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주가 상승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수혜업종의 실적개선 기대와 상장기업에 미친 코로나19 충격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먼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수요 확대, 코로나19 진단 검사 및 백신 개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전기전자, 화학, 의약품 등 코로나19 수혜 업종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의 비중이 높은 이들 업종이 최근 주가상승을 견인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월 말 현재 ICT, 바이오, 화학 및 정보서비스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약 61% 수준을 기록했다. 또 2020년 4월부터 2021년 1월 중 ICT, 바이오, 화학, 및 정보서비스 업종의 코스피 상승에 대한 기여율은 약 64%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소수의 기업들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비상장기업에 크게 집중됐다. 실제로 대기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으로 지난해 2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가 3분기 이후 증가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감소세를 지속했다. 비대면 영업활동으로의 전환이 여의치 않았던 음식, 숙박, 문화예술, 여행업 등과 관련된 소상공인 매출이 지난해 급감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소상공인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12.3% 감소한 가운데 여행(-30.9%), 음식점(-19.5%) 및 문화·예술(-16.5%) 등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한은은 변수들 간 상관관계를 이용해 자산가격의 변동성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요인별로 구분해 볼 수 있는 요인모형을 통해 주요국의 주택가격 및 주식가격 변화율을 글로벌 공통요인(common factor)과 국별 요인(idiosyncratic factor)으로 분해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가수익률 변화에는 글로벌 공통요인의 영향이 큰 비중(72%)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주택가격의 변동을 시계열자료 제약을 고려해 2006년 1분기~2020년 2분기 중을 대상으로 분석해 보면 국별요인(71%)에 의해 주로 설명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주가 상승 등을 통한 금융여건 개선은 실물경제 회복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자산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자산불평등 및 금융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택가격 상승은 민간부채 증가와 밀접히 연계돼 있어 향후 금융시스템과 거시경제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한층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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