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국채금리에 달렸다···1120~1130원선 등락
[주간환율전망] 美 국채금리에 달렸다···1120~1130원선 등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금리 상승에···지난주 원·달러 환율 넉 달 만에 최고치
美 부양안 금리상승 자극·FOMC 전 블랙아웃 연준 '침묵'
8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실시간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실시간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8~12일) 원·달러 환율은 1120~1130원선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미국 상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려는 1조9000억달러(약 2140조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안을 통과시킨 데 따라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연동한 달러화 강세와 위험자산 불안 심리도 이어지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0원 오른 달러당 1129.1원을 기록했다. 전장대비 1.9원 오른 달러당 1128.0원에 출발한 환율은 1128∼1129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2월 고용지표에 주목한 가운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노동부는 지난 5일(현지 시각) 2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가 전달보다 37만9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2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전달 6.3%에서 6.2%로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고용지표 표 직후에는 1.62% 부근까지 순간적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차츰 반락하며 1.5%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높은 수준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 역시 미 국채금리 향방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단을 끌어올리는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미 국채금리가 1.6%까지 뛰어오르자 원·달러 환율은 1130원선을 뚫었다. 환율이 113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4일(종가기준 1137.7원)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6일(이하 현지시간) 밤샘 회의를 통해 지난달 하원이 통과시킨 경기부양법안 일부를 수정해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가결했다. 미 하원은 9일 상원에서 수정된 경기부양안을 다시 통과시킬 예정이다. 실업보조수당 프로그램이 끝나는 오는 14일 이전 바이든 대통령이 경기부양안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경기부양안 통과는 미 국채금리 상승세를 다시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라 주목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상승을 억제할 것이란 기대는 약화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월스트리트저널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시장이 기대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은행 자본규제 완화 연장 등 금리 제어 조치의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았다.

오는 16~17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가운데 이번주는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이라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나오지 않는다. FOMC에서 연준이 과연 금리 상승에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0일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가 발표되는 만큼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고 금리가 뛰어오를 수 있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20 ~ 1140원

금주 미 달러화는 미 상원에서의 1조9000억달러 부양책 통과에 따른 미 금리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지속에 주목할 전망이다. 미 연준이 FOMC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는 가운데 미 부양책 통과와 미국 물가 지표 발표 속 금리 상승 압력에 강세 압력이 예상된다. 11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가능성을 시사할지 주목된다. 규모가 과도하다는 비난에도 불구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대규모 부양책 강행은 과열유도와 빠른 통화 긴축 전환으로 중국 등 신흥국 자금 이탈로 연결될 수 있다는 '양털깎기'론을 부각시키며 긴장감을 자극했다. 안정적이던 회사채 스프레드도 지난주 확대 흐름이 나타나는 등 당분간 금융 시장 변동성 지속될 듯 하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위안화 환율의 6.5위안대 상승 등에 지지력이 예상된다. 전인대에서의 중국 홍콩 선거법 제정 표결 강행이 미중 긴장을 키울 수 있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다만 높아진 금리와 환율 속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은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오는 16~17일 FOMC회의 이전까지 미국 금리 흐름이 달러화는 물론 주요국 통화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고려할 때 3월 FOMC회의에서 새로운 정책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회의 전까지 관망 분위기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2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미국 10년 국채 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은 당분간 미국 금리 역시 추가 상승보다 관망세를 유지할 여지가 엿보인다. 반면 미국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 실시에 따른 강한 경기회복 기대감은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킬 수 있어 달러화와 금리간 상관관계도 다소 약화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미국 금리와 달러화 흐름에 따른 등락이 이어지겠지만 주식시장 추이도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1130원대가 원·달러 환율 상단 역할을 할 전망이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120원~1130원대 밴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00 ~ 1135원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강해지며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간으로 달러 강세도 재개되고 있다. 외환시장 내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확대된 가운데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도 공히 약세를 기록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리발(發) 변동성 경계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엔화의 안전자산 프록시(대리) 역할 약화에서 보듯 글로벌 리스크 오프 상황에서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며 달러지수에 대한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중장기 달러화 강세 반전의 신호는 두가지로 파악된다. 미국이 압도하는 글로벌 경기의 흐름이 나타나거나,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연준이 긴축으로 선회할 경우다. 경기 측면에서는 2분기 이후 유럽의 경기 모멘텀 회복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미국 외 지역의 경기 개선세가 유효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통화정책의 경우 시장은 2022년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며 긴축우려를 반영했다. 다만 최근 금리상승을 우려한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발언에서 볼 수 있듯 빠른 긴축보다는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을 더욱 기다릴 것으로 판단된다. 금리발 변동성에 따른 단기 달러지수의 반등 가능성을 중장기 방향성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으로 파악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