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 역사속으로
국민카드 역사속으로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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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내 전문 카드사 1호격인 국민카드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87년 국민은행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17년만에 다시 은행으로 들어가는 셈.
약 1천여명의 직원들도 이제는 카드사 직원이 아닌 은행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합병 한달 전부터 국민카드는 우울한 분위기였다. 회사가 사라지는 씁쓸함에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겹쳐 만감이 교차한다는 게 국민카드 직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평소 친분이 있었던 취재원은 합병 날짜가 하루 하루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그 날을 기다리며 산다는 말을 남겼었다.또 다른 취재원은 회사가 사라지는 아쉬움은 어떠한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합병 여부를 놓고 1년 이상의 지루한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국민카드 직원들의 마음은 거의 숱검뎅이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더욱이 지난 5월 합병 결정이후에도 대규모 감원설(說)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국민카드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통합을 비롯해 향후 비전을 논의해야 되는 합추위 회의는 매번 근거없는 루머를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그만큼 합병을 둘러싼잡음이 심했던 것.

특히 국민카드의 은행 흡수는 국민카드 개별 문제라기 보다는 업계의 전반적인 경영 악화에 따른 은행 수익 극대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 그동안 재벌계가 잠식한 카드시장에서 은행계 카드사로서 위상을 유지하는 동시후발교통카드 개발 등 업계 리딩 컴퍼니 역할을 다했던 국민카드 역사를 감안할 때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더욱이 현실은 냉혹하다. 오늘 출시될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첫 통합 신용카드 이름은 KB카드. 위풍당당했던 Korea First Card-국민카드란 브랜드가 없어진 셈.

물론 향후 출시될 다양한 상품 명중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를 두고도 국민카드 측에서는 어떻게든 국민카드 브랜드를 살리기 위한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어느때보다 금융권의 부침이 심하고 합병과 인수를 통한 업종별 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어디 소속은 중요하지 않을 듯 싶다.
옛 평화은행의 카드사 법인 전환 과정을 보면 은행원에서 하루아침에 카드사 직원에서 은행원이 된 경우도 있고 은행원에서 카드사로 전직한 사람도 많다.

이제 남은 것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본다. 카드가 다시 떼돈을 벌어 은행에서 또 다시 분리되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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