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파월 '입'에 달린 美 금리···1110원대 후반 횡보
[주간환율전망] 파월 '입'에 달린 美 금리···1110원대 후반 횡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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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2~5일) 원·달러 환율은 미 국채금리 흐름에 따른 글로벌 달러화 향방과 국내 주식시장 움직임, 수급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시 발언에 나서는 가운데 미 국채금리 급등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대 상승 출발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대 상승 출발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6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5.70원 내린 달러당 1117.8원이다. 전장대비 6.5원 내린 달러당 1117.0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 초반 1117∼1118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간밤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진정된 데 힘입어 달러화 강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

지난주 1.6%를 넘기며 급등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1.4%대 초반으로 레벨을 낮추면서, 간밤 뉴욕 증시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등했다. 1일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603.14포인트(1.95%) 급등한 3만1535.51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8%,나스닥 종합지수는 3.01% 각각 상승했다.

최근 글로벌 달러화 향방은 미 국채금리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월 의장이 앞서 두 차례에 걸친 의회 증언에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했지만 지난주 경기회복 기대 등에 미 장기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현재 상승분을 반납하긴 했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미 금리가 얼마나 더 상승할지, 상승하면 얼마나 빠르게 상승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크다. 이에 연동해 미 달러화가 강세를 띌 수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달 26일 원·달러 환율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1.6%를 돌파한 여파로 하루 만에 15원(1.4%) 넘게 상승해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대폭 상승 마감했다.

美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美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이런 상황에서 파월 의장은 오는 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하는 콘퍼런스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금리 상승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나 대응 의지를 피력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달 16~17일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예정됨에 따라 오는 6일 부터는 연준위원들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이 금지되는 이른바 블랙아웃(black-out) 기간이다. 사실상 이번 파월 의장의 연설이 3월 FOMC 전 마지막 발언인 셈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미 상원 반기 청문회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며 "이번 연설에서 내놓는 입장에 따라 금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도 원·달러 환율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15원 넘게 오른 지난달 26일 시장에는 적지 않은 네고(달러 매도)물량이 나왔으나 외국인의 코스피 대량 매도에 속수무책으로 상승했다. 이날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2조8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00 ~ 1130원

원화와 주요 변수 간 상관계수를 통해 최근 환율의 동인을 파악해 보면 원화 가치는 한 달 전과 비교해 달러지수 추이,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수급과의 연동이 강해졌다. 한국의 2월 1~20일 일평균 수출 증가율이 전년대비 30% 가까이 회복된 상황이다. 최근 원화 약세는 국내 펀더멘털(기초체력)의 이슈가 아닌 대외발(發) 재료에 따른 결과로 파악된다. 향후 달러 강세 압력 완화 시 원화 역시 추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소비 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더딘 고용 시장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미국의 성장 기대 부각에 따른 일방적 달러화 강세 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연준 의장도 여전히 인내심 있는 연준의 역할을 언급하며 완화적 스탠스를 재확인했으며, 물가 상승률 목표치에 도달하는데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기준금리의 장기 동결을 시사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10 ~ 1125원

금주 미 달러화는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와 금리 변동성에 지지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 급등에도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가동 속도를 늦춘 유럽중앙은행(ECB) 대응과 유효한 유로존의 백신 보급, 경기 정상화 기대 등이 상승세를 억제할 전망이다. 주 후반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가 견조한 미국 경제의 확인과 함께 미국 '예외주의' 기대를 자극할지 주목되며, 4일 예정된 파월 의장의 연설에서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나) 최근 금리 급등에 대한 대응 시사 여부에 시장은 촉각을 세울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견조한 2월 수출 지표 확인과 해외 선박 수주 등에 따른 꾸준한 매물 압력 등이 상방 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양회 대기 속 안정적인 위안화 흐름과 금리 급등 진정 속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도 잦아들 듯하다. 다만 금리변동성 확대 경계와 결제 수요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둔화시키는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추가 부양책 상원 통과 여부와 중국 양회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 안정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 진정 여부가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미국 금리 급등 현상 지속으로 주가 조정이 지속된다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달러화 추가 강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 금리만 안정세를 회복한다면 경기 개선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재차 주목받으면서 달러화 역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 급등 속에서도 달러화 강세폭이 제한, 즉 박스권 상단을 돌파 하지 못하고 있음은 달러화 강세 압력이 아직 추세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 역시 박스권 상단에 도달했음을 고려할 때 상승폭이 제한된 가운데 주식시장 눈치 보기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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