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카카오뱅크 '인사평가' 논란, 그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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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더 나아가면 '직장 내 괴롭힘'?
사진=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카카오 인사평가를 둘러싼 '갑론을박'에 관계사인 카카오뱅크도 강건너 불보듯 할 수 만은 없는 입장입니다. 정도와 방식에서 카카오와 차이는 있지만 '동료를 평가한다'는 점이 자칫 '직장 내 괴롭힘'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인사평가에 다면평가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다면평가는 팀원들에 대한 부서장 평가와 더불어 동료들끼리 평가하는 '동료평가', 리더에 대한 팀원들의 '상향(리더)평가' 등을 함께 진행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중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동료평가입니다. 동료평가 제도는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유서 형식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당사자에 대한 동료들의 날선 평가와 상사에 대한 평가가 유출된 데 따른 압박감을 견디기 힘들다는 글이었습니다.

해당 글을 시작으로 카카오의 동료평가 제도가 직원들 간 분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내부 직원들의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카카오 측은 소통을 통해 협업문화를 강화하고 직원들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는 듯합니다. 동료들 간 평가를 △함께 일하고 싶다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 등의 항목으로 나누고 이를 수치화해 당사자에게 통보하는 카카오의 방식은 또다른 상처와 오해를 불러일으킬 뿐이니까요.

카카오뱅크의 경우 다면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만 카카오처럼 동료평가를 수치화하고 있진 않습니다. 카카오뱅크 직원은 본인에 대한 동료들의 평가를 '코멘트' 형식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또 해당 평가를 어떤 동료가 했는지 등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화된 평가가 아니더라도 카카오뱅크에서 진행되는 동료평가에 우려를 보내는 시각은 여전합니다. 카카오, 다음,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여러 주주사에서 건너온 인력들로 구성돼 있는 카카오뱅크 특유의 문화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조직에서 몸담았던 사람들인 만큼 업무방식 등에서 시각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죠.

카카오뱅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한 인사는 "카카오뱅크는 외부에서 들어온 직원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카카오 고유의 문화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그런 부분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사람들끼리 '케미(화학작용)'가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그런 부분이 동료평가제도에 반영되면 아무래도 불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귀띔합니다.

100% 완벽한 인사평가 제도는 없다고들 말합니다. 동료평가 제도도 분명 순기능은 있습니다. 부서장 독단 평가 등을 방지할 수 있고 활용만 잘 하면 업무능력 향상 효과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제도가 건강하게 운영되고 '직장 내 괴롭힘'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체제를 정비하는 일 말입니다. 물론 직원들도 이 제도가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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