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원-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위한 역사적 교훈
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원-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위한 역사적 교훈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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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지난해 7년만에 1만달러 시대에 재진입하면서 최근 2만달러 시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에 앞서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국가들은 24개국이며, 이들 국가들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에 도달하는 데에는 평균 8∼9년이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홍콩, 싱가포르, 일본, 아일랜드 등은 5∼7년만에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모범적 성공국가 대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대만, 포르투갈, 그리스, 스페인 등의 국가는 1만달러 달성 이후 1만달 이하로 다시 추락하거나 장기간 횡보하고 있다.

이에 2만달러 시대 진입에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의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먼저 실패한 국가로 아르헨티나를 살펴보면 경제 몰락의 원인을 정권의 ‘인기영합적 분배우선정책’에 의한 성장기반 상실, 급격한 개방정책에 따른 부작용, 거시정책 혼선 및 경제·사회적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을 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여러 차례의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 1981년 5% 수준이었던 빈민계층이 2002년에는 54%까지 상승하고 실업률은 21.9%를 기록하는 등 역내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대만의 경우를 보자. 대만은 1992년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10년이 넘도록 1만달러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특히 대만경제의 장기침체는 금융구조조정 실패에 따른 금융부실과 정치리더십 부재 및 정책일관성 상실에 의한 정치불안이 주된 원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반면 2만달러를 달성한 아일랜드는 1989년 처음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연평균 6.6%씩 성장하여 7년만인 97년에는 2만달러에 이르렀고 2002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31,896달러를 기록하는 “아일랜드의 기적”을 이룩했다.

이와 같은 아일랜드 경제의 급성장은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변신하는 데에 성공한 것과 새로운 성장동인으로 정보통신(IT) 및 제약 바이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데 기인한 바 크다. 여기에 노사정이 “성장을 통한 선진국 만들기”라는 국가비전에 합의, ‘국가경제위원회’를 통해 아일랜드식 파트너십 및 실행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도 성장배경이 됐다.

이러한 사례들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서 2만달러 시대를 향해 걸음을 내딛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먼저 정부차원의 뚜렷한 성장비전의 제시와 함께 “성장을 통한 분배”, “분배를 위한 성장”이라는 사회적 합의 및 실천프로그램의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이익단체들의 분배욕구를 전부 충족시킬만한 국부가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배위주의 정책시행은 분명히 재고되어야 한다.
더불어 2만달러 시대로 이끌어 줄 새로운 성장동인의 발굴은 무엇중요한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쟁력이 모든 제조업부문에서 턱밑까지 쫓아오고 해외시장에서 한·중간 주력 경쟁품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제품 개발, 신시장 개척,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등을 위한 기업들의 분발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은 성장기반을 확충하는 차원에서의 설비투자 및 외국인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규제완화 및 인프라 구축 등의 정책이 최우선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투자 및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북한 핵문제, 노사분규, 정부의 반기업 성향에 대한 우려 때문임을 고려한다면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한편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줄여준다는 차원에서 정부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한 정부시스템의 재구축도 절실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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