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씨티은행, 한국시장 철수說 이번엔 현실화되나
[초점] 씨티은행, 한국시장 철수說 이번엔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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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수익성 악화···매각 가능성에 '무게'
고용유지·원매자 찾기 등 '숙제'···흥행 '미지수'
한국씨티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한국씨티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씨티그룹의 한국시장 소매금융 사업 철수설이 또다시 제기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2014년과 2017년에도 한국에서 발을 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데 이어, 한국씨티은행은 그간 국내 점포를 단계적으로 통폐합해 왔다. 2016년 133개였던 국내 점포는 올해 기준 39개까지 줄었다.

이에 이번에는 사업 철수가 현실화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 철수설이 현실화될 경우 씨티그룹은 한국시장에 진출한 지 54년만에 소매금융 사업에서 발을 빼게 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씨티그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매금융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철수 대상은 한국, 태국, 필리핀, 호주 등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씨티은행 역시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씨티그룹이 한국내 소매금융 사업 매각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우선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지난해 4분기 씨티그룹의 글로벌 소매금융 매출 73억달러(8조1066억원) 가운데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금액은 15억5400만달러(1조7255억원)로 20% 수준에 불과하다. 아시아 지역 소매금융 부분 매출은 전분기 대비로는 4%,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15%나 급감했다. 아시아 지역내 소매금융 매출 비중이 미미한 수준일 뿐 아니라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매년 상당한 배당금을 본국으로 보내면서 최근 금융당국에서 배당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제동을 걸면서 한국 사업의 메리트를 상실했다는 자체 판단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2018년 말에는 8300억원 규모 중간배당을 결정하면서 고배당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가 아시아지역의 소매금융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한국에서의 사업철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프레이저 CEO는 지난 2015년 중남미지역을 총괄하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의 지역에서 소매금융과 신용카드 사업부문을 잇따라 매각한 전력이 있다.

다만, 한국내 철수위해 매각을 진행할 경우, 직원들의 고용안정 보장 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씨티그룹은 한국에서 몸집을 줄여왔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씨티은행 임직원 수는 3503명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씨티은행의 매각이 진행되면 새로운 인수주체와 융합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 승계 여부 등이 민감한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의견을 제시하고 절충안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문제와 별개로, 일각에선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외국계 은행 가운데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점에서, 인수할 은행이 있을지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에 대해 의미를 가질만한 금융사가 있을까 싶다"며 "씨티은행 강점인 WM부분만 떼어내서 매각을 할 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써는 매각가치가 높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예수금 기준으로 점유율이 1.95%로, SC제일은행(3.41%)와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출 잔액 기준으로도 지난 2017년 1.9%에서 2019년 1.63%으로 하락했다. 또한 씨티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나 떨어진 상황이다.

한편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난 1월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신임 CEO가 밝힌 바와 같이, 씨티는 각 사업들의 조합과 상호 적합성을 포함하여 냉정하고 철저한 전략 검토에 착수했다"며 "많은 다양한 대안들이 고려될 것이며, 장시간 동안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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