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은행주 '기세등등'···국내선 찬밥 신세, 왜?
글로벌 증시 은행주 '기세등등'···국내선 찬밥 신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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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10년물 '급등'···뉴욕증시 은행주 '급등'
국내 은행주, 각종 규제 리스크에 소외 '울상'
금융지주, 중간·분기배당 '만지작'···신한 '고심'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은행주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국내 은행들이 배당제한, 대출규제,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장 등 각종 규제 리스크에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지난해 11월 이후 최근 3개월간 국내 은행주는 코스피 대비 19.1%p 초과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과 유럽 은행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근 3개월간 미국 은행주는 S&P 500 대비 26.6%p, 유럽 은행주는 MSCI유럽지수 대비 7.2%p 초과 상승했다. 통상 글로벌 장기시장금리의 벤치마크로 쓰이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이 확대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9일(미국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36%까지 오르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주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19일 종가를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KB금융지주의 주가 수익률은 -6.34%다. 같은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는 -3.13%, 신한금융지주는 -1.80%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유일하게 하나금융지주만 3.64%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기에도 국내 은행주가 부진한 것은 각종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라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들은 올해 배당성향을 20% 이하로 맞춰야 한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배당성향이 25~27%였던 점을 고려하면 배당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기조, 코로나19 대출만기·이자상환 유예 재연장 등도 국내 은행주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 은행주와 유럽 은행주는 큰폭 상승한 반면 국내 은행주는 글로벌 금융주 초과상승 트렌드에서 소외되고 있는 흐름"이라며 "배당 규제와 대출 규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리지원 및 대출 재연장 등 각종 규제 리스크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배당 축소로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중간·기말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배당성향을 20%로 축소한 KB금융은 이달 초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자사주 매입·소각, 중간배당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배당성향 20%를 발표하며 중간·기말배당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배당성향을 확정하지 못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의 경우 다음달 초 이사회에서 배당성향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배당성향은 20%에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금융감독원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신한금융의 결정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의 배당성향도 다음달 초 공식화될 전망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해 글로벌 투자자 유치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어 주주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배당을 크게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저번 콘퍼런스콜에서 CFO도 다른 금융그룹과 (배당성향을) 같은 수준으로 했을 거라면 쉽게 결정하지 않았겠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고 한 바 있다"며 "당국과의 관계, 주주 반응 등 다양한 부분을 놓고 배당 여력이나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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