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갱신' 계약서가 가른 수억원···전셋값 이중화 '고착'
'신규·갱신' 계약서가 가른 수억원···전셋값 이중화 '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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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안 찾아도 역시 가격↑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같은 단지의 같은 평형 아파트 전셋값이 신규 계약 여부에 따라 최대 2배까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고착되고 있다. 

이에 신규 세입자들은 크게 뛴 전셋값을 대기 위해 신용대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여의치 않은 경우 더 저렴한 집을 찾아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와 새 전셋집을 얻는 경우 보증금 차이가 최대 2배까지 벌어지는 단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학군 지역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79㎡는 지난달 15일 보증금 10억원(2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평형은 가장 최근인 이달 8일 보증금 4억350만원(1층)에 계약이 성사됐는데, 한 달 사이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에 대한 전셋값 차이가 2배 넘게 벌어진 것이다. 이는 2년 전 4억1000만원에 맺었던 전세 거래를 갱신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평형 아파트는 이달 3일에도 4억935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을 비롯해 4억원(11층), 4억1000만원(5층) 등 계약 갱신으로 보이는 거래가 이어졌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의 중소형 59.97㎡도 이달 3일 보증금 12억원(7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며 올해 가장 높은 금액에 계약서를 썼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6억9000만원(22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이 역시 보증금 차이가 2배에 가깝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나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속출한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84.3㎡는 이달 5일 12억원(7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나흘 전인 1일 7억8750만원(8층)에,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 7억4500만원(10층)에 각각 전세 계약서를 써 '이중 가격' 현상이 보인다.

성북구 길음뉴타운3단지푸르지오 84.97㎡는 지난달 19일 보증금 3억1500만원(13층)에 계약갱신이 이뤄졌는데, 지난달 9일에는 6억원(5층)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관악구에서도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59.58㎡ 전세가 이달 6일 5억원(23층)에 계약되는 등 최근 전셋값이 크게 뛰며 호가가 5억원 수준으로 올랐는데, 올해 들어 3억5000만원에 5%를 더한 금액인 3억675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쓴 사례가 3건 나왔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계약 갱신 여부에 따라 수천만원의 부담이 수억원으로 급증하는 셈"이라며 "오른 전셋값을 대지 못해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도 이 곳 역시 전셋값이 많이 올라 대책이 시급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세입자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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