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부양책·파월 발언 '주목'···1120원 안착할까
[주간환율전망] 美부양책·파월 발언 '주목'···1120원 안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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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8~10일) 원·달러 환율은 설 연휴를 앞둔 가운데 미국 재정부양책의 향방과 주요국 통화 움직임 등에 따라 등락을 오갈 전망이다. 주말 사이 미 달러화 강세에 대해 되돌림이 나타나면서 1120원대 안착 여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13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45원 내린 달러당 1118.25원이다. 직전 거래일 상승분(5.2원)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전장대비 5.7원 내린 1118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1117.8∼1119원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주 강세를 보였던 달러 인덱스가 주말 사이 91.0선으로 내렸다.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재정부양책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부양책을 서두를 것을 거듭 촉구한 상황에서 지난주 미 상·하원이 예산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는 의회에서 과반의 동의만 획득하면 되는 예산조정권을 사용해 부양법안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공화당의 동의 없이도 대규모 부양책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규모나 내용이 다소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대규모 부양책이 결국 나올 수 있는 만큼,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주 설 연휴(11~12일)를 앞두고 원·달러 움직임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가 강세를 되돌리면서 지난주 1127원대로 고점을 높였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1110원대에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달러 강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이 약세로 전환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며 "한국 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1.4% (증가)를 기록했으며 일평균 수출액은 처음으로 21억달러를 돌파하는 호조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2월 수출은 1월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나, 설 연휴로 인한 일시적인 둔화일 것이며 한국 수출은 상반기 내내 증가율을 높이며 원화 강세를 지지할 것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설 연휴 중 나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강연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파월 의장은 오는 10일(현지시각) 뉴욕비즈니스클럽의 온라인 세미나에서 강연한다. 연초에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 논란이 불거졌지만, 파월 의장이 출구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이후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파월 의장이 기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입장을 이어갈 공산이 큰 가운데, 관건은 추가 완화 가능성을 제시할 것 인지다.

같은날(10일) 나올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다면, 최근 나타나는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도 있다.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달러도 강세를 나타낼 공산이 높다.

8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00 ~ 1130원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연동돼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최근 한달 기준 원화 가치는 28개 주요국 통화 중 27위를 기록해 아르헨티나 페소 다음으로 통화가치 하락폭이 컸다. 원화 약세는 최근 달러 강세와 연동된 리스크 오프에 기인했다. 연초 이후 미국의 1분기 성장률 전망 상향이 이어지는 반면, 유럽의 1분기 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유로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나타나며 원화 약세폭이 확대됐다. 유럽의 백신 승인과 보급은 개별국이 아닌 유럽연합(EU)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미국과 비교해 백신접종 속도가 더디다. 최근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 우려 역시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1분기 성장률은 미국이 유럽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분기까지는 달러지수의 반등 가능성이 상존한다. 다만 글로벌 경기 개선세는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의 백신접종 확대,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내각 구성에 따른 이탈리아의 정치적 우려 해소 등이 유로화의 반등을 지지할 전망이다. 중국과 유럽 경기의 시차를 고려하면 아직 달러 지수의 반등을 추세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경기 펀더멘털, 완화적인 금융환경은 유로화에 유의미하게 선행한다.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대비 둔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절대 레벨이 51.5를 기록하고 있어 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성장이 돋보이는 국면이지만, 결국 긴 호흡에서는 중국을 비롯한 미국 외 지역의 경기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2분기, 3분기 갈수록 원·달러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 전망은 유효하다고 본다. 2분기 평균 환율은 1080원을 전망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여타 경제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백신접종과 추가 재정부양책 추진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 탄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를 지지할 공산이 높아졌다. 다만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이 미 의회를 통과할 경우 재정지출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재차 고조될 수 있음은 달러화 강세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딘 백신접종 추이에도 불구하고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추세는 유로존 경기의 반등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로화의 추가 약세폭 역시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당분간 달러 강세 분위기가 국내 외환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중요 변수 역할을 할 전망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110원~1120원대 등락을 예상한다. 금주 한국과 중국 외환시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원화와 위안화 움직임은 제한될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10 ~ 1125원

금주 미 달러화는 미국 부양책 기대 속 연초 이후 상승에 따른 피로감에 하락 시도가 예상된다. 단 부진한 유로존 경기 등에 따른 상대적 미국 강세 인식이 낙폭을 제한할 듯하다. 지난주 미 상·하원은 2021 회계연도 연방 정부 예산 법안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향후 조정절차를 통해 부양책을 통과시킬 밑그림을 마련한 것으로, 3월 중순 특별 실업수당 지급 종료 전까지 통과가 기대되고 있다. 개인 현금지급 등에 대한 민주당 내 이견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설 연휴를 앞둔 업체 매물 소화와 미 추가 부양책 기대 속 위험기피 완화에 급등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꾸준한 결제 수요와 중국 춘절 연휴를 앞둔 아시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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