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수 상위에 게임스톱 없어"···똘똘 뭉쳤다던 개미들 털고 나갔나?
"개인 매수 상위에 게임스톱 없어"···똘똘 뭉쳤다던 개미들 털고 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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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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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반란으로 알려진 미국 '게임스톱 사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게임스톱 주식 광풍은 개미들이 아닌 기관투자가들의 작품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 CNBC방송은 5일(현지시간) JP모건 자료를 인용해 지난 1월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산 10대 주식에서 게임스톱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이 거래소 공개 데이터와 자체 분석기법을 활용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 AMD, 테슬라, 플러그파워, 페이스북, 제너럴모터스(GM), 마이크로소프트(MS), 코카콜라, 버라이즌 등 잘 알려진 종목에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몰렸다. 나머지 1개 종목은 미 개인투자자들의 또다른 집중 매수 대상인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의 대표적인 전장이었던 게임스톱이 개인 매수 종목 10위 안에 들지 못한 것은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게임스톱 주가가 폭등하는 동안 매수보다 매도를 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았음을 보여주는 자료도 나왔다. 이는 게임스톱 주가 폭등을 이끌어낸 개미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사이 기관투자자들이 막후에서 시장을 좌우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타델증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26∼28일 사흘 연속 게임스톱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스톱 주가는 26일 93%, 27일 135% 각각 폭등했는데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는 이야기다.

또 게임스톱 주가가 폭등하는 사이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은 줄었다고 CNBC는 전했다. 1월26일 48%에 이르렀던 개인 거래량 비중은 주가가 135% 치솟은 다음날 오히려 42.9%로 줄었다.

이러한 분석을 근거로 CNBC는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을 주로 견인한 것은 기관투자자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헤지펀드의 게임스톱 공매도에 반발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중심으로 뭉친 개인투자자들이 집단 매수를 주도해 헤지펀드를 굴복시켰다는 게 이번 사태의 알려진 그림이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참가자도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JP모건 글로벌의 펑청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가 일부 주식의 극단적인 가격 랠리의 주된 원동력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제그림은 훨씬 더 미묘할 수 있다"고 말했다. UBS파이낸셜서비스의 아트 캐신은 CNBC에 "이번 사태가 금융 민주화가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이 조금 든다"면서 "군중이 이 주식을 사서 헤지펀드를 공격하게 만들기를 원한 거대한 전문가들이 일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드 헨더슨 시카고대 교수는 "이 모든 가격 폭등은 게임스톱을 공매도한 헤지펀드에 앙심을 품은 다른 헤지펀드들이 주도했을 가능성이있다"며 이들 헤지펀드가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여 공매도 세력을 압박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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